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술관과 박물관, 대학과 개인 문화기관까지 인문학 강좌가 넘쳐나면서 영역이 넓어지고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인간적인 세계를 이해하고, ‘행복한 삶’과 ‘인생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그 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덕성이 상실된 물질만능의 세태 속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진로교육도 어려서부터 ‘인문학’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환 됐으면 한다. ‘돈’이 되는 직업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고,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 하는 인간성 상실의 교육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낳았는가.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만 부추기는 교육은 결코 행복을 담보할 수 없다. 삶에 대한 성찰 속에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교육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그 돌파구가 ‘인문학’이다.
성찰 통해 진정한 자아 발견
인문학의 기원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플라톤은 ‘아카데미아’를 설립, 수사학, 문법, 수학, 음악 등 기초학문을 가르쳤고, 로마시대에는 키케로에 의해 정교해지고 확대되면서 ‘역사의 지혜’, ‘도덕적 판단력’, ‘말하고 쓰는 능력’ 등 지도자 인문학 교육에 치중했다.
신학이 대세인 중세를 거쳐, 이탈리아 인문주의 선구자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는 키케로의 인문학을 재해석하여 수용했으며 커리큘럼은 역사, 도덕, 철학, 문법, 수사학, 시 등이었다. 이후 근대 대학에서 문학(文), 역사(史), 철학(哲)이 인문학의 특징으로 자리 잡으면서 일반 시민을 위한 학문이 됐다.
인문학은 나는 누구인가?(Who am I ?)라는 성찰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How to live?)하는 도덕적 판단을 하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How to die?)를 생각하는 학문이다. ‘창조적인 삶’과 ‘멋진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진(眞)의 성찰, 선(善)의 실천, 미(美)의 창조가 추구하는 가치다.
2천800년 전 호메로스는 ‘오딧세이아’에서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오딧세우스가 돛대에 묶여 ‘사이렌’의 유혹과 거친 파도에 맞닥뜨리면서 나아가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과도 같다는 인식이다. 삶의 근본에 대한 물음과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교육의 열쇠를 인문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은 기술과 부의 축적과도 무관치 않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해 왔기 때문"이라고 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의 불을 지폈다. 그는 "소크라테스와 오후를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 전부를 걸겠다"고도 했다.
진로교육에 적극 활용해야
인문학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여전히 낮고, 미래 사회의 주역인 학생들의 진로교육은 획일적이다. 풍요로운 삶의 바탕인 기초학문을 외면하고, 부모들의 열망에 따라 희망하는 직업의 기준은 '돈 많이 버는'것이 여전히 주류를 이룬다. 이에 따른 부작용은 매우 크다. 학과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공에 대한 불만으로 전과·편입을 하거나, 공무원시험 등 다른 진로에 시간을 낭비하는 대학생들이 부지기수 인 것 등이 이를 잘 말해준다. 경쟁력 있는 인재육성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획일적 진로교육이 지양돼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2016년까지 전면 도입키로 했다. 과도한 경쟁과 입시위주 교육에서 ‘행복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책이다. 중학교 과정에서 한 학기 동안 시험부담 없이 학생들이 저마다 타고난 소질과 끼를 끌어내 열정적으로 꿈을 펼쳐갈 수 있도록 토론·실습·체험 등 다양한 자율 활동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교육 당국과 일선 학교에서는 이 같은 시도가 성과를 거두도록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유학기를 통해 학생들이 정말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진로 지도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문학’은 미래의 풍요로운 삶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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