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골드러시… 멈출줄 모르는 고공행진
1온스 가격 5년만에 350% 상승… "안전한 실물 투자" 상품 봇물
화폐가치↓·실질적 소득↓ 악순환 반복… 거품가격 붕괴 우려도
지난 2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소매가는 소비자가 3.75g(1돈)을 살 때 26만원, 소비자가 같은 양의 금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3만8천원에 거래되었다. 금값 급등세는 세계경기 회복의 지연, 각국의 초저금리 기조, 미국 달러의 가치 하락 등으로 안전자산, 실물자산 중 환금성이 가장 뛰어나고 보관도 편리한 금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온스에 2007년초 600달러에 불과했던 국제 금값은 2009년 1천달러를 돌파하더니 이젠 2천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 금값은 정말 금값
2009년말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금값은 이미 거품 붕괴 직전이다"고 말했다. 당시 금값은 1온스(약 28.2g)당 1천달러를 넘어서 1천200달러를 향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경제학자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지금 금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결정"이라며 금 투자에 대해 경고의 말을 남겼다.
저명한 학자들이 거품 붕괴를 경고하던 금 가격은 현재 1온스당 2천달러를 향해 치닫고 있다. 2007년 초 600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5년도 안 되어 3배나 오른 셈이다. 올해 만도 국제시장 금값은 35% 이상 올랐다.
경제전문가는 금값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보유 욕구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달러로 보유하던 자산을 팔아치우고 대신 금을 사들이는 것이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금 보유 확대 움직임이 거세다. 여기에 미국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초저금리 정책기조를 이어가는 것도 금값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고 본다. 저금리 정책이 이어질 경우 금리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어려워져 종이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실물자산에 대한 선호로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실물자산 가운데 가장 환금성이 좋고 보관도 편리한 금으로 수요가 몰리게 만드는 것이다.
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전세계 금 생산량은 줄고 있어 금값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국제 금값은 지난 10년간 6배 올랐지만 연간 금 생산량은 2천400톤에서 2천700톤 증가하는 데 그쳤다.
■ 금 보유 늘리는 금 전쟁
금은 금본위제가 정착되고 국제무역이 확대되면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로 사용되었다. 1971년 브레턴우즈 체제(미국 달러만이 금과 일정한 비율로 바꿀 수 있고, 각국 통화가치는 미국 달러와 비율을 정하는 체제)가 와해될 때까지 금은 국제무역과 통화의 기반이었다.
브렌턴우즈 체제의 붕괴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금의 수량 부족도 하나의 원인이였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생산된 금은 15만8천톤으로 추정된다. 금은 바위 250톤을 파헤쳐야 겨우 1온스가 나올 정도로 희소하다. 또 앞으로 생산될 수 있는 금도 6만~7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금 확보 경쟁이 일고 있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가 보유한 금의 총량은 3만683.6톤에 달한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1위 금 보유국가는 미국으로 8천133.5톤에 달하는 금으로 독일은 3천401톤, 국제통화기금인 IMF는 2천814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이탈리아 2천451.8톤, 프랑스 2천435.4톤, 중국 1천54.1톤, 스위스 1천40.1톤 등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유럽 중앙은행들이 금을 순 매입한 것은 1985년 이후 처음이다. 1999년 유로화가 단일 통화로 사용되면서 각국의 유럽 중앙은행들은 매년 평균 400톤의 금을 팔아 국채를 매입해 왔다. 금값은 대규모의 금 매입이 늘면서 25% 이상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와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유럽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은 전년대비 2만5천온스(0.8톤) 증가했다.
유럽 중앙은행들뿐만 아니라 멕시코, 러시아, 한국, 태국 등도 금 매입에 나서고 있다. 올들어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40년전 금환본위를 기본으로 한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 그 어느때보다 금을 더 많이 사들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7월까지만 해도 14.4톤의 금을 보유해 56위였지만 7월 25톤의 금을 구입해 금 보유 총량이 39.4톤으로 늘었다. 순위도 45위까지 껑충뛰었다. 한국은행이 2009년 이후 별도의 금 투자를 하지 않다가 최근 금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투자를 전격 결정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은 3천억 달러가 넘어 세계 상위권이지만 외환보유액의 0.03%만을 금으로 갖고 있어 금 보유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금 매입으로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장부가격을 기준으로 0.03%에서 0.4%로, 시가기준으로 0.2%에서 0.7%로 늘게 됐다.
■ 신 골드러시
금값이 급등하면서 국제 투기자본이 금을 매입하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금 펀드나 금 통장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통해 금에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골드러시’라는 용어로 현재의 상황을 설명한다. 최근 주식형 펀드 수익률 감소와 코스피 지수 하락으로 유가증권보다는 실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비교적 안전한 자산인 금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경제의 침체 역시 금값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추앙받던 미국 채권시장의 자금이 대거로 빠져나와 금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본다.
인플레 우려로 인한 실질금리 마이너스, 주식 폭락, 펀드의 굴욕, 부동산 침체 조짐 등으로 금에 대한 투자는 국제 시세 급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금에 대한 투자는 신규 및 장래희망 투자자가 늘고 있다. ING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10%였던 금 투자는 올해 2분기 20%로 늘었다. 반면 예금과 주식 비율은 줄었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투자 수단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강세인 부동산(41%)에 이어 2위(30%)를 차지했다. 계좌를 이용해 금 실물을 거래할 수 있는 신한은행 ‘골드리슈금적립’의 금 매입 규모도 지난해 말보다 45%이상 증가했다.
주식, 부동산, 예금에 이어 '제4의 자산'으로 자리매김한 금은 주식·부동산이 흔들릴 때, 금은 거꾸로 올라가며 자산의 가치 하락을 막아주는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금융전문가에 따르면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금 실물’을 사는 것과 ‘골드뱅킹’이나 ‘금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 소액 투자자를 위한 상품으로는 이중 ‘골드뱅킹’이 가장 적합한 투자방식으로 꼽힌다. 골드뱅킹은 금 가격이 오르면 이에 연동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소액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라고 한다. 골드뱅킹은 현금을 내면 시세에 해당하는 양만큼 통장에 금을 적립하거나 입출금할 수 있는 상품이다. 배당소득세를 떼고 차익을 돌려주는 상품을 말한다. 자산가라면 금은방이나 은행 등에서 판매하는 실물 금을 사는 방법이 있다.
금값이 치솟자 아프리카, 남미의 저개발 자원국가,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또 다른 의미의 골드러시가 확산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금을 캐 돈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걸고 허가 받지 않은 불법 광부로 나서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불법 광부의 목표는 오직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아프리카 가나의 빈민과 콩고의 전 민병대원, 남미 페루의 빈농들이 금을 캐기 위해 삽 한 자루만 들고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오지의 소규모 광산으로 찾아들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이들의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 나선 소규모광업커뮤니티에 따르면 이런 개인 광부는 세계적으로 1천300만~2천만명,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600만~8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서강고등학교 수석교사 봉병탁
<학생글>
금값 상승, 이대로 방관해야 하나
서강고 1년 정다희#그림1오른쪽#
우리 고유 풍속에는 아이가 돌이 되면 돌반지를 선물해 주는 풍습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하루가 다르게 금값이 올라 금 1돈이 기준이던 돌반지가 금 1g로 바뀌어 ‘1g 돌반지’라는 신풍속도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렇게 금값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달러의 가치하락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보유 욕구가 늘어 환금성이 뛰어난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친다. 현재 미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미국 연방위원회는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저금리 정책이 계속되면 통화량이 팽창함으로써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결국 실물자산에 대한 선호도로 이어져 금값이 상승하게 된다. 이와 같은 금값의 상승은 화폐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게 되고, 이는 다시 일반대중의 실질적 소득의 하락을 가져옴으로써 꼬리에 꼬리를 문 악순환이 이어진다.
국외에서는 브릭스 국가들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 보유 확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금에 투자하기 위한 골드뱅킹이나 ETF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금의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금의 절대적인 가치 상승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급속도로 하락하게 되어, 금을 보유하지 못한 여러 나라들은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도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더 많은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금에 투자하겠다는 생각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각 나라들은 화폐의 통화량 및 국가 재정의 수입과 지출을 합리적으로 유지해 금의 가치와 화폐의 가치가 불균형을 이루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금의 가치 상승으로 인한 화폐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한 안정적이고 발전된 통화 정책을 만들어 세계 경제가 안정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생각나무>
1.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안정 자산으로 판단되는 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지도에 국가별 금 보유현황을 그려보세요.
2. 금값이 급등하면서 생활에 신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금값 급등으로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적어보세요.
3. 최근 금값 급등으로 골드뱅크나 금 펀드에 투자하는 경향이 커지고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불법 금도굴이 성행하고 있다. 자신이 경제전문가라면 앞으로 금값은 어떤 변동 가능성이 있는지 자신의 생각을 써보세요.
4. 세계 금값 추이와 세계 증시 그래프를 그려 비교하여 보세요.
5.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를 대체하는 통화질서 재편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금본위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금본위제도 무엇이며, 금 본위제의 장단점을 적어보세요.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 · 전남 공공배달앱 먹깨비, 농협카드과 손잡고 경품 이벤트
- · '당신도, 광주에서는 e스포츠 선수'
- · 시암송
- · 현대차 美 전기차공장, 조지아로···6.3조원 투입 '年30만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