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하다 액자 좋아 평생의 '業'
황영성·김익모·송필용 작가 등 단골
IMF 사태 때 가장 막막 위기 극복
액자는 작품과의 조화와 균형 중요
"미술작품에 틀을 입히고 액자를 만들어 완성하는 것은 최종적인 작품 완성의 단계입니다. 작가의 미(美)와 열정이 깃든 작품에 영혼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지요."
지난 23일 오후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에서 만난 이규상 동명틀방 대표는 액자 제작의 의미와 가치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대표는 1980년대 후반부터 30년이 넘게 액자집을 운영해 온 예술의 거리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예술의 거리 곳곳에 액자 가게들이 넘쳐나지만 동명틀방은 작가들 사이에서도 액자 잘 만드는 집으로 소리 소문 없이 작가들과 작품 소장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황영성 조선대 명예교수를 비롯, 김익모·송필용 작가 등 이름만 대도 아는 광주의 내로라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이 대표의 손을 거쳐 전시장에 내걸렸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직장생활을 하다 젊은 시절 아르바이트로 액자 만드는 일을 배우며 시작한 일이 평생의 업(業)이 됐다.
그는 "고교를 나와 직장에 다니다 남는 시간에 용돈이나 벌자고 한 일이 너무 즐겁고 적성에 맞아 아예 사표를 던지고 앧자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며 "나무를 만지고 미술작품에 틀을 입히면 그 순간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행복했다"고 말했다.
액자 만드는 일은 남다른 재능과 손기술, 예술적 감각이 요구되는만큼 쉽게 얻어지는 기술이 아니다.
그는 따로 스승을 두지 않고 일했던 가게에서 눈 너머로 익힌 기술과 독학으로 자신의 재능을 완성했다.
동명틀방은 원목은 물론 금박, 은박 액자가 전문으로 유화 판화 수채화 등 주로 서양화 작품의 액자를 비롯, 공예 등 조형 작품을 다룬다.
주재료는 목재는 많고 경기도 파주 등지에서 양질의 미송과 향나무 등을 가져다 재료로 쓴다.
최고 품질의 재료를 쓰는 것이 액자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솜씨가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조선대 등 미술학도들과 작가들의 발길이 늘기 시작했다.
그는 "90년대까지만 해도 막 화업을 시작한 학생 작가들이 작품을 들고 오는 경우도 많았다"며 "그때는 기계 없이 수작업으로 하는만큼 세밀한 감각과 손질이 요구돼 액자 하나 만드는 일이 사람 하나 키워내는 일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액자 만드는 일은 그림에 옷을 입히는 작업이자 작품에 생명과 혼을 불어넣는 일"이라며 "색상 결정에서부터 모양을 만들고 최종 완성까지 작품과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작품을 들고 액자를 들고 오는 작가들과의소통과 교감도 중요하다"며 "까다로운 주문이나 어려운 요구를 할 때도 있지만 시간이 걸려도 작가의 의도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마지막까지 작품의 생명력이 돋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수작업에만 의존하던 액자 작업은 기술 발달과 좋은 기계가 나오면서 더욱 정교해지고 세밀함이 더해졌다.
여전히 손작업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30년 가게 운영 중 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가장 어려운 때였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미술시장이 경제에 영향을 많이 받는만큼 가게 운영도 여기에 좌우되는 측면이 크다"며 "IMF사태 때는 액주 주문과 수요가 급감해 존폐 기로에 서기도 했지만 잊지 않고 찾아주는 작가들 덕분에 지금까지 일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예술의 거리 모습도 많이 변하고 세월도 많이 흘렀다지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며 "작가와 상인, 시민들이 함께 소통하고 공존하는 행사와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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