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섬 해안선 따라 펼쳐진 너른 갯벌 '장관'

입력 2020.11.10. 17:35 김옥경 기자
'생태계 보고' 신안갯벌을 세계유산으로
<18> 사옥도 갯벌
간석지 중심 형성된 청정 갯벌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지주식 김양식·염전 등 대거 발달
신안 사옥도 갯벌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활하고 너른 갯벌 속 생태자원이 풍부한 천혜 청정지역으로 손꼽힌다.

갯벌을 터전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하루하루는 평온한 듯 하지만 바쁜 분주함의 일상이다.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는 매일 하루에 2번 반복적으로 찾아오지만 갯벌이 열리는 물 때 시간은 날마다 다르고 대부분 5~6시간 정도로 한정돼 있어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낙지와 어패류를 채취하는 해루질에 낭패를 보거나 조과량을 채우지 못한 채 빈 손으로 갯벌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갯벌 작업도 야간이 아닌 대부분 주간시간대 이뤄져 어민들은 한 번 갯벌에 나가면 물 때에 맞춰 되도록 많은 양의 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끼니를 거른 채 작업에 몰두하기 일쑤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청정 갯벌인 신안 갯벌에서 벌어지는 고되고 힘들지만 생명력 넘치는 생생한 삶의 현장이다.

사옥도 지신개선착장에서 올해 첫 수확된 곱창 김이 위판되고 있다.

◆농게·낙지 등 갯벌 생태자원 다채

신안 지도와 증도 사이에 자리잡은 사옥도 갯벌.

사옥도 갯벌은 인근 증도 갯벌의 명성에 가려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활하고 갯벌 속 생태자원이 풍부한 천혜 청정 지역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사옥도는 과거 모래가 많고 옥(玉)이 나왔다고 하여 사옥도로 불렸다. 현재는 서쪽 바닷가에 약간의 모래만 남아 옛 지명의 어원만 뒷받침해주고 있다.

사옥도는 아래탑섬과 탑섬 등 여러 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가 섬 사이 얕은 간석지가 간척되면서 하나의 섬이 됐다.

특히 간석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청정 갯벌이 발달해 각종 갯벌자원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농게 뿐만 아니라 낙지, 석화(굴) 등이 대거 잡힌다. 둥근 모양의 사옥도는 섬 해안선을 따라 둘레길처럼 동그랗고 광활한 갯벌이 섬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사옥도 갯벌은 당촌리 갯벌과 탄동리 갯벌로 양분된다. 두 곳 모두 광활하고 너른 갯벌을 자랑한다.

당촌리 갯벌은 사옥도의 왼쪽과 북쪽에 위치한 갯벌로 해변에는 간척을 위한 방조제가 건설돼 큰 물길이 형성돼 있고, 갯벌 앞으로 김 양식이 대거 발달해 있다. 당촌리 갯벌 면적이 워낙 크고 방대해 당촌리 A~C갯벌로 세분되기도 한다. 탄동리 갯벌은 사옥도의 남쪽에 위치해 있는 갯벌로, 굽이굽이 갯골이 흐르고 각종 생태자원이 넘쳐나는 사옥도 대표 갯벌이다. 사옥도 갯벌에는 염생식물인 붉은 빛의 칠면초가 갯벌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사옥도 갯벌은 현재 갯벌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다.

올해 첫 출하된 사옥도 곱창김.

◆갯벌 김 양식 발달…첫 수확 현장 눈길

사옥도 갯벌은 광활하고 너른 청정 갯벌의 영향으로 김 양식장이 대거 발달돼 있다.

특히 사옥도 갯벌에서는 본격적인 겨울 김 채취를 앞두고 1년 중 11월에서 12월초까지 딱 한 달여 정도만 채취 가능한 귀한 '곱창 김'이 첫 출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일명 조생종 김이다.

곱창김은 김엽채가 돼지곱창 같이 길고 꼬불꼬불한 모양에 맛이 쫄깃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곱창김은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꼬불꼬불해 풍성한 식감과 풍미를 자랑한다.

특히 일반 김과 비교했을 때 3배 가까이 두터울 정도로 부피와 두께감에서도 큰 차이를 드러낸다. 특히 사옥도 갯벌에서 나온 김은 소나무와 대나무 등 지주항목을 세워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김발이 햇빛에 자동 노출되는 옛 전통방식 그대로 양식하는 지주식 김으로 전국에서 알아준다.

사옥도 지신개 선착장 인근에 마련된 위판장에서는 곱창김을 가득 실은 배 10여척이 줄지어 위판되고 있다.

올해 곱창김은 지난 여름 태풍과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120kg에 10만~30만원선에서 거래될 정도로 작황이 좋은 편이다.

사옥도 갯벌은 염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옥도 갯벌 염전은 사옥도 관문이자 중심포구인 탑선 앞 갯벌과 원달리 갯벌에서 대거 이뤄지고 있다.

사옥도 지신 너른 갯벌.

◆군, 낙지자원 회복 총력

신안군은 사옥도 청정 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낙지 자원을 보호하고 자원량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어미낙지 방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당촌리 등 갯벌에 알품은 어미 낙지와 수컷낙지 3천여 마리를 방류해 낙지자원량 증대에 나설 계획이다.

낙지 생산성을 높이는 낙지방류사업은 지역 어촌계와 어업인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군은 어미 낙지 방류사업과 함께 국가중요어업유산 보전을 위한 맨손낙지잡이 장인 지정 등 활동을 다각도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


"청정 생태자원 풍부···갯벌 생태보전 앞장"

황의일 사옥도 김양식 어민

황의일 사옥도 김양식 어민.

"사옥도 갯벌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그랗게 형성된 섬 해안선을 따라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 천혜 청정갯벌로 가치가 높습니다. 아끼고 보전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죠. 청정 갯벌을 유지하고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활동을 벌여 나가겠습니다."

사옥도 갯벌에서 김 양식을 하고 있는 황의일(74) 어민.

사옥도 본토박이인 그는 사옥도 갯벌이 지닌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갯벌은 어릴 적에는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던 놀이터였고, 어른이 되어서는 현재까지도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소중한 터전이다"며 "관광지로 급부상한 증도 등에 가려 사옥도 갯벌의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지만 사옥도 갯벌은 광활한 너른 갯벌에 각종 갯벌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옥도 갯벌은 너른 갯벌을 터전으로 김과 소금 등이 대거 생산되는 천혜 청정지역이다"며 "특히 둥근 모양의 해안선을 따라 갯벌이 둘레길로 펼쳐져 광활하고 아름다운 전국을 대표하는 갯벌로 손꼽힌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탄동리 갯벌과 당촌리 갯벌은 농게부터 낙지, 석화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갯벌자원이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갯벌 보전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사옥도 갯벌이 지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유산으로 영구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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