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터넷 과도한 갈등 재확산"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고방식"
남녀 모두 50% 이상 문제 제기
'프레임 체크 누락' 보도행태 지적
젊을수록 성 차별 민감하게 반응
언젠가부터 '페미니즘', '젠더' 담론이 사회를 양분화 하는 척도가 된 가운데 광주와 전남 지역민 상당수는 이른바 트롤링(관심끌기)에 치중한 일방적인 퍼나르기가 갈등을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젠더갈등과 관련된 사건이나 사례만을 집중 전달하면서 상대로 하여금 일련의 사고방식을 활성화시킨 것이 젊은 세대의 젠더갈등을 일으킨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반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여성들은 남성 우월주의를, 남성들은 여성 우대정책이 성별 갈등에 빌미를 제공한다고 인식하고 있어 연령이 낮을수록 성 갈등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20대 대통령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무등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주·전남지역 3차 정치 및 현안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8.6%)'에서 확인됐다. 조사는 여성(514명)과 남성(486명)을 구분해 실시됐다.
◆남녀 모두 "보도·전달 행태 문제" 지적
광주와 전남 지역민들은 '청년세대 젠더갈등의 핵심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언론·인터넷 등의 과도한 갈등 재확산'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자 가운데 남성의 35.9%, 여성의 30.5%는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가 젠더갈등 관련 자극적 주장이나 표현 중심의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청년세대 성별 갈등 현상에 불을 지폈다고 진단했다. '비판적 관점 유지'라는 사회적 역할을 간과한 채 견제나 진위 여부 분석없이 관련 내용을 복사해 옮기는 수준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팩트 확인' 만큼 중요한 '프레임 체크' 누락 보도행태 지적이다.
일례로 최근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첫 양궁 3관왕을 기록하고도 짧은 머리스타일을 이유로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안산 선수 문제 역시 굉장히 감정적인 반응만을 유도한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의 의제 왜곡 탓이라는 것이 시·도민 상당수의 분석이다.
다만 성별 차이는 있었다. 남성의 경우 40대(43.0%)가 유독 높기는 하지만 모든 연령층에서 30%대의 비슷한 응답 추이를 보인 반면 여성 지역민들은 18세부터 20대는 18.4%, 70대 이상은 23.7%에 그쳤다.
'언론·인터넷 등의 과도한 갈등 재확산' 응답 다음으로는 '이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 및 성별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차지했다. 여성 응답자의 26.4%, 남성의 24.8%가 이에 동의했다.
이들은 자기중심적 태도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편협함, 또 '내로남불' 사고가 젠더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녀의 갈등이 실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라기보다는 특정 계층이 조장한 허구적 세대담론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그릇된 사고가 이를 마치 큰 문제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젊을수록 "사회구조·제도 탓" 차별 민감
젠더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은 연령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중장년층은 메시지 전달 과정에서의 과도한 부풀려지기와 왜곡이 청년세대 성 갈등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는 반면 젊은 층은 정부 정책이나 제도 자체가 남녀차이를 유발하고 있다고 보는 등 젠더 갈등을 실존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젊을수록 젠더 문제를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 남성 응답자의 경우 전체의 32.6%(평균)가 청년세대 젠더갈등 원인으로 '여성들의 지나친 우대요구', '여성할당제 등 여성우대정책', '남성 군복무에 대한 보상부족'을 꼽은 가운데 18~20대는 유독 높은 37.1%를 기록했다. 세대 차이가 크지 않은 30대(26.5%)와는 두 자릿수 간극이다.
여성도 상황은 비슷하다. '남성들의 성추행·성폭력 문제', '남성 우월적 사회구조', '남성들의 우월적 사고방식' 등이 젠더갈등 요인이라는 응답이 34.6%(평균)를 차지했는데, 18~20대에서는 무려 37.2%가 동의했다. 30대는 29.8%에 그쳤다.
젊은 남성일수록 '여성우대' 사회에 대한 불만을, 젊은 여성일수록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20-30세대 간 시각차는 젠더갈등이 최근 몇 년 새 불거지기 시작한 새로운 아젠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해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2021년 6월말 현재 국가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무등일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 [민선8기 1년] "여야간 엇박자 오월정신 헌법수록 제자리 결정적" ■ 5·18 헌법전문 미수록 이유는윤석열 대통령이 공개 약속했던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진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후속 대책으로 여야 간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또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높이는 것도 뒷받침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무등일보가 민선 8기 1년을 맞아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광주MBC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광주·전남지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천6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5·18정신이 헌법 전문에 미수록된 가장 큰 이유로는 '여야 간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서'가 36.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이어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낮아서'가 25.6%, '5·18에 대한 단체 간 입장 차이 때문'이 22.3%, '헌법이라는 상위 법안 개헌이라서'가 6.3%, '모름(무응답)' 8.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지역별로 광주에서는 '여야 간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서' 33.5%, '국민 관심도가 낮아서' 28.8%, '단체 간 입장 차이 때문' 24.2%, '상위 법안 개헌이라서' 6.6%, '모름(무응답)' 6.8%로 집계됐다.전남에서는 '여야 간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서' 39.5%, '국민 관심도가 낮아서' 23.1%, '단체 간 입장 차이 때문' 20.9%, '상위 법안 개헌이라서' 6.0%, '모름(무응답)' 10.6%로 응답했다.여야 간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은 연령층은 광주에서는 60대(45.2%)·40대(41.3%)가 높았고, 전남은 60대(53.7%)·50대(46.6%)로 나타났다.후보 시절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보수 진영 대통령으로는 2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했으나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광주시민은 물론 야권이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무등일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광주MBC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광주와 전남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04명(광주 802·전남 802)을 대상으로 조사했다.조사방법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안심)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해 무선 전화 인터뷰를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광주 14.6%(5천501명 중 802명), 전남 12.0%(6천664명 중 802명)다. 표본오차는 광주·전남지역에서 각각 95% 신뢰수준에 ±3.5%p다.통계보정은 2023년 5월말 국가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해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무등일보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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