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무등일보가 함께

[코로나19 극복…무등일보가 함께⑦] 문화예술계 생존법

입력 2021.02.14. 16:25 김혜진 기자
관객과의 만남, 온택트로 이어간다
매출액 70%↑ 급감 등 '비상'
온라인 무대, 비용 문제 한계
市, 공연장비·영상지원 '호응'
디지털 역량 갖춘 청년 육성
시립발레단이 지난 4일 공연을 이틀 앞두고 무대 조명을 철수하고 있다. 시립창극단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소극장을 폐쇄하고 전 예술단원을 자가격리 조치한 데 따른 것이다.

"공연 취소됐습니다. 조명 철수합시다."

지난 4일 오후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이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갑작스럽게 소극장 폐쇄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틀 뒤 예정된 시립발레단 공연을 위해 무대 조명을 설치하던 스태프들은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이들에게 전해진 이야기는 시립창극단 확진자 발생 소식. 이에 따라 광주문화예술회관이 만약을 대비해 곧바로 소극장을 폐쇄하고 모든 시립 단원들을 자가격리 조치한 것이다.

시립발레단은 이 때문에 6일 예정됐던 올해 첫 공연 '살롱 콘서트'를 취소해야 했다. 온라인으로라도 선보이고 싶었으나 단원 자가격리 조치에 따라 이마저도 무산됐다. 서울에서 내려와 최종 무대를 준비하던 김용걸 안무가도 바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몇 달간 땀 흘려 준비한 공연을 올리지 못하게 된 시립발레단에게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오월바람'과 정기공연으로 준비한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3번의 연기를 거쳐 겨우 관객에 선보였고 취소된 공연도 3건이나 됐다.

시립발레단이 지난 4일 공연을 이틀 앞두고 무대 조명을 철수하고 있다. 시립창극단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소극장을 폐쇄하고 전 예술단원을 자가격리 조치한 데 따른 것이다.

비단 시립발레단만 부침을 겪은 것은 아니다. 시립예술단 전체적으로 지난해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경우가 33건에 달한다.

이들을 관리·운영하는 광주문화예술회관 또한 17건의 기획공연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시립예술단체와 공연기관의 사정이 이러한데 지역 공연계라고 버틸 재간이 있었을까.

민간 공연예술단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존폐 위기에 놓였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한해 개막한 공연은 광주 100건, 전남 53건이었다.

지난 2019년(339건·208건)과 비교하면 각각 70.50%, 74.51%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액 또한 광주는 96만2천369원, 전남은 37만7천450원으로 지난 2019년(325만5천96원·156만1천363원)에 비해 각각 70.43%, 75.82% 감소했다.

지역 공연계는 이같은 상황을 타파하고자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온라인 공연이 최선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영상 촬영·편집 장비, 인력에 대한 비용 문제를 겪고 있는 단체가 많은 상황이다.

김준영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장은 "온라인 공연에 많은 민간단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난해 9월 상무소각장을 활용해 '소각장 문화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연말까지 운영했다. 무대 등 전문 장비를 갖추고 공연 단체가 무료로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무대 영상을 녹화해 제공하고 온라인 중계도 지원하는 스튜디오"라며 "올해는 이 스튜디오를 광주문화재단 인근에 또하나 설치해 최대한 수요를 따라잡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역량을 지닌 청년들을 문화예술단체에 배치하는 지원 사업을 추진해 지역 공연 단체들이 온라인 공연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코로나19 극복…무등일보가 함께 하겠습니다]

"야외공연 등 다양한 시도로 노하우 쌓을 것"

최태지 시립발레단 예술감독

지난해 공연 연기·취소 속출해

현장 생동감 전달 온라인 한계

무대 벗어나 새로운 도전 준비

최태지 시립발레단 예술감독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아쉽고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공연계 전체가 그런 상황이죠.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에도 좋은 때라는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에도 끊임없이 무대를 선사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습니다."

시립발레단의 올해 첫 공연을 코로나19로 연기하게 된 최태지 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시립발레단은 지난해에도 오랫동안 준비했던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창작발레 '오월바람'과 지역에서는 20년 만에 전막으로 선보이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일정을 코로나19로 3번이나 연기해야 했다. 수시공연도 3건이 취소됐고 무용수 채용 오디션 또한 연기되는 등 코로나19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군무 등으로 인해 단체 연습이 많은 발레이기에 연습 또한 조심스러웠다. 개인별로 연습을 하더라도 합을 맞춰야한다.

이에 시립발레단은 신체를 극한으로 사용하면서도 마스크를 쓰고 연습해야하는 단원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휴식 빈도를 늘리고 그룹별로 나눠 연습과 리허설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연은 일정 연기가 불가피한 경우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무대를 녹화해 광주문화예술회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는 방식이다. 현장의 생생함을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카메라워크(촬영기법)에 신경쓰는 등 그저 무대 영상을 전달하고 마는 것이 아닌 발레 팬들의 목마름을 최대한 달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그럼에도 한계점은 분명하다. 현장의 감동은 영상에 그대로 담을 수 없다. 장비 또한 한계가 있어 일정 수준의 영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예술인 입장에서도 관객과 호흡하며 에너지를 받기에 비대면 공연 형식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최태지 감독은 "사람이 밀집되는 것을 피하는 상황에서 공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 온라인 공연이 최선이지만 현장의 감동이 다 전달될 수 없는 점은 아쉽다"며 "이 부분에 대한 공연계의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시립발레단은 올해 색다른 공연을 시도한다.

밀집된 공연장에서 벗어나 탁 트인 야외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것. 특히 발레는 딱딱한 토슈즈를 신고 점프 등 과격한 동작을 선보이는 만큼 발레는 특화된 바닥을 사용한 전문 무대에서 작품을 펼치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러나 시립발레단은 이러한 문제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논의해 야외 발레로라도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키로 했다.

이전에 발레 작품 하이라이트를 모아 야외에서 선보이던 이벤트성 공연과는 다르다. 야외 무대의 특성을 중점에 두고 기획, 제작한 발레 작품을 레퍼토리 모음과 함께 계획 중이다.

최 감독은 "온·오프라인 관객 모두에게 위안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광주, 전남의 야외 곳곳에서 주변 경관을 벗 삼아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야심차게 준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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