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스토리텔링극
과거·현재·미래 3부 나눠 희망 승화
참혹했던 당시 증언 "눈물이 왈칵"
고려인의 이주 역사와 애환이 담긴 무대로 눈물과 감동을 선사했다.
9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예술극장2에서 열린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이주 스토리텔링극 '나는 고려인이다' 이야기다.
'고려 사람'으로 불리는 고려인의 이주는 농업이민, 항일독립운동, 강제동원 등 이유로 1860년 무렵부터 1945년 8·15 광복 시기까지 계속된다.
이들은 최초 러시아(구소련) 연해주 일대에 정착했다가 1937년 소련 당국의 강제 이주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일대로 다시 이주한다.
이날 공연은 이방인 취급을 받던 고려인의 오랜 이주 역사 속 여러 장면을 그려냈다. 냉대와 핍박받는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총 3부 중 1부는 '사라진 아리랑'이라는 주제로 1937년 당시 고려인의 상황을 재현했다. 원하지 않았던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로 유랑자 신세가 된 고려인들에게 남겨진 건 '조선인'이라는 이름뿐이었다. 무대에선 이름밖에 남지 않은 이들의 신세를 노래와 연극으로 표현하며 애절한 감동을 선사했다.
2부 '일어서는 아리랑'은 고려인의 정체성을 여실 없이 보여준 무대였다. 러시아 록 밴드 '키노'의 리더이자 러시아 록의 전설로 불리는 빅토르 최(1962~1990)의 '혈액형', 고려인 작곡가 정추 선생의 '내 조국'등 곡을 선보여 객석을 들끓게 했다.
3부 '기억하는 아리랑'은 고려인마을어린이합창단이 대미를 장식하면서 한민족이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2016년 창단한 국내 유일 고려인어린합창단은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어린이들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모두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태어난 고려인 3~4세다.
이날 공연에선 강제 이주 당시 열차 속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다 잇따라 아사하는 사건 등 참혹한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고려인의 인터뷰가 공개되기도 했다.
한 관객은 "이번 공연을 통해 고려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보는 듯했다"면서 "강제 이주 등 핍박의 시기를 이겨내고 정착해 고려인 3~4세들이 무대에서 꾀꼬리처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ACC와 (사)고려인마을이 주최하고 아시아문화원(ACI)과 고려인콘텐츠사업단이 주관했다. 연극, 뮤지컬 연출자로 활동하는 최영화 호남대 미디어영상공연학과 교수와 윤경미 고려인문화콘텐츠사업단장 등이 연출진으로 참여했으며, 고려인마을극단과 고려인어린이합창단 단원 등이 출연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 국내 대표 어린이·청소년축제, ACC서 만나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오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ACC 어린이극장에서 제31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우수공연 2편을 선보인다. 사진은 영국 대릴 앤 코의 '네모의 세상' 공연 모습. 국내 최대 규모 공연예술축제 우수 공연을 광주에서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오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ACC 어린이극장에서 제31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우수공연 2편을 선보인다.아시테지(ASSITEJ) 국제여름축제는 국내·외 우수 아동청소년연극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내 대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축제로, 1993년 서울어린이연극제로 시작했다.2009년 제17회 '아시테지 여름축제'에 이어 2013년 제21회부터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로 행사명을 바꾸고, 해외 참가 비중을 확대해 국제적인 아동청소년 축제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또한 지난 25년간 아동청소년을 위한 연극뿐 아니라 무용극, 음악극, 오브제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워크숍, 전시 등으로 구성된 축제에 총 30만 명의 관객이 함께했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행사지원사업 평가 A등급 선정 및 2018년 지역대표공연예술제 평가 S등급 선정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공연예술축제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공연은 국내 최대 규모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축제를 지역 어린이 관객들과 함께 누리기 위해 ACC재단과 아시테지 코리아, 서울 노원어린이극장, 아세안문화원이 협력해 진행하는 지역 연계 행사이다.ACC 어린이극장에는 오는 29∼30일 영국 '대릴 앤 코'의 '네모의 세상', 8월 5∼6일 태국 '타 렌트 쇼 씨어터'의 '레이디 앤 젠틀 마임'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 작품은 각각 3회씩 공연된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오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ACC 어린이극장에서 제31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우수공연 2편을 선보인다. 사진은 영국 대릴 앤 코의 '네모의 세상' 공연 모습.'네모의 세상'은 네모 세상의 세 친구들이 정사각형 세계의 규칙을 새로 재정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우리가 다르게 생각하고 고정관념을 버리기 시작하면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이 작품은 당신을 제외한 모두를 위해 설계된 세상에서 소외되는 것의 불공평함을 보여준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오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ACC 어린이극장에서 제31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우수공연 2편을 선보인다. 사진은 태국 타 렌트 쇼 씨어터의 '레이디 앤 젠틀 마임' 공연 모습.말 대신 표정과 음악, 테이블 위에서 펼쳐지는 오브제들의 움직임들이 풍부한 상상력의 세계로 이끌 예정이다.배우는 단순한 디자인의 무대에서 오브제의 움직임 및 놀라운 요소를 사용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세계를 만든다.이어 '레이디 앤 젠틀 마임'은 슬랩스틱부터 사려 깊은 성찰까지 두 배우의 짧고 날카로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일련의 시나리오로 엮인 작품이다.부부의 관계에 관한 4편의 창작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우리 주변의 친구, 부모,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오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ACC 어린이극장에서 제31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우수공연 2편을 선보인다. 사진은 태국 타 렌트 쇼 씨어터의 '레이디 앤 젠틀 마임' 공연 모습.팬터마임을 테마로 두 명의 배우가 펼치는 슬랩스틱, 오브제극까지 웃음, 감동, 놀라움, 경악 등 다양한 감정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두 공연 모두 전석 1만5천원이며, 세부 일정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김선옥 국립아시아문화재단 사장은 "지역에선 만나기 힘든 국내 대표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축제를 마련했다"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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