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 쌤의 함께 성장하는 부모

한울타리 5남매 情으로 오손도손

입력 2000.09.09. 00:00 강동준 기자

다섯남매가 어머니와 자식 등 3세대에 걸친 대가족을 한 가족으로 이룬 채 한 울타리에서 오손도손 살아가는 요즘 보기드문 가족이 있어 화제다. 광주시 남구 백운2동 주택가 한자리 3층 건물 입구에는 ‘오누이 빌라’라는 나무문패가 새겨져 있어 누가 사는 지 대충은 짐작을 할 수 있다. 가족들 수만해도 20여명으로 한달에 한두번은 꼭 생일잔치가 돌아와 생일축하 파티가 끊이지 않는 등 가족들간 끈끈한 사랑과 화목의 정이 흘러 넘친다. 오누이 집이 들어서게 된 것은 지난 96년 가족들이 아파트와 전세살이로 각기 흩어져 살 때 우연히 건축업을 하는 큰사위가 집을 짓게 되면서 부터. 누군가 “함께 살아보자”고 제안하자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이 동시에 찬성해 한가족을 꾸미게 됐다고 한다. 가족들이 한집에서 살아가고 있는 만큼 웃지못할 사연과 말할 수 없는 가슴앓이도 식구들의 숫자만큼이나 많을 수 밖에 없다. 민족의 대명절이라는 한가위에 각지에 흩어진 모든 가족들은 고향을 찾아 한곳으로 모이지만 오누이 형제자매들은 1년내내 함께 살다 이날 만큼은 서로가 헤어지게돼 명절맞이도 특별하기만 하다. 한집에 살다보니 부부싸움이나 남매갈등이 있더라도 누군가 몰래 일러바쳐 금새 해결이 되고 대가족으로 매달 생일잔치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친인척들과 사둔어른들이 오누이집을 한번 방문할라치면 선물준비에 지레 겁이 날 정도란다. 5남매 어머니 조삼례(67)할머니는 “가족 모두가 한곳에서 살기위해서는 서로들간 욕심이 없어야 한다”며 “불행한 일이 닥치더라도 모두가 뭉쳐 일을 해결해주니 어디에 나가나 든든한 마음뿐”이라고 가족자랑을 이어갔다. 가족들은 매월 회비를 걷어 수도 등 공동요금을 일괄처리하고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공동모금으로 하며 화순 고향집에서 쌀과 먹거리들도 한꺼번에 가져와 한곳에 저장해 두면 각자 먹을만큼만 가져간다. 조할머니는 “대가족이다보니 식량도 만만찮으며 큰아들이나 딸집에서 맛있는 음식과 반찬을 장만하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나눠 먹으니 어떤때는 딸과 며느리들이 서로 눈치보며 밥을 짓지 않는다”고 웃음을 지었다. 큰 아들 이명현(43·교사)씨는 “요즘같은 각박한 세상에서 혼자 살아가기도 버거운 판에 가족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며 “그러나 가족들간에는 서로가 말할수 없는 정이 흐르고 지켜야 할 질서와 양보가 있어 지금까지 아무런 불편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목회자인 막내사위 김상대씨는 “애경사마다 핑계도 대도 싶지만 빠지면 왕따를 당해 반드시 참석한다”며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큰 며느리 권영화씨는 “살다보니 올케와 시누이간 갈등이 있어 다투면 어머니께서는 늘상 딸들만 나무란다”며 어쩔때는 오히려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비디오가게와 미용실, 목욕탕 등에서는 우리가족에게 단체혜택을 주며 특별우대한다”며 앞으로도 가족 모두가 함께 살며 소중한 가족의 정을 더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강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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