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살에 이뤄낸 '대기만성 검객'
코로나로 선수생활 위기 겪기도
"내년 아시안 게임 국대 목표"
"포지하지 마라. 칼을 놓지 않으면 넌 나보다 더 잘될 수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강영미(광주 서구청)는 후배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강영미는 이번 올림픽서 후배들(강영미·송세라·최인정·이혜인)과 함께 단체전에 나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이 여자 에페 단체전서 은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만의 일이다. 지난 2016년 리우에서도 메달 사냥에 나섰다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던 강영미에게도 이번 메달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강영미는 "런던 올림픽을 TV로 보고 리우 때 올림픽에 나가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서 이게 진짜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리우 때는 뭣 모르고 가서 준비를 했다면 이번에는 준비를 철저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상대 선수에 대해 분석하고 후배들과 이야기하고 펜싱에만 집중해서 따냈다. 귀중한 메달이다"고 설명했다.
강영미는 훈련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늘어놨다. 그는 "눈을 뜨면 밥 먹고 펜싱만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서 "나이가 있으니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것은 당연하다.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나갔다. 진천서 오전에 3시간, 오후에 4시간 동안 훈련을 했다. 야간에는 개인적으로 1시간 반 정도 훈련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도해주신 대표팀 코치님이 체력적으로 떨어지면 안 된다고 하셔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며 "펜싱이 끝나면 웨이트장을 가서 웨이트를 하고 유산소를 하며 진행했다. 한 시간 동안 웨이트랑 유산소를 쉬지 않고 병행하는 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펜싱계서 강영미는 '대기만성'한 선수로 통한다. 37살의 나이가 돼서야 올림픽 첫 메달을 획득한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다가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리우 올림픽에 나서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영미는 "후배들 중 좀처럼 잠재력이 터지지 않는 선수들이 몇 있다. 그 선수들에게 '포기하지마라. 놓지 않으면 넌 나보다 더 잘될 수 있다' 이런 말을 계속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나는 내가 한계가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고 국내용선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다. '나도 서른이 넘어서 빛을 발했는데 너는 아직 이르다. 나중에 내 나이까지, 나보다 더 해보면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제든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나도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생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다"며 "코로나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훈련할 수 있는 공간도 없었다. 당시가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던 시절이었는데 내가 펜싱을, 올림픽을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1년 더 할 자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런데 훈련을 하다보니 재밌더라. 펜싱이 아니면 뭘 하겠나 싶었다. 남편도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1년 더 열심히 해보라고 말해 계속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올림픽 은메달까지 따낸 그지만 아직 목표가 남아있다. 강영미는 "당장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국가대표 선발전서 내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는 "특히 아시안 게임 개인전에 나서고 싶다. 2명이 나서는데 그 선수들의 성적으로 단체전 대진표가 정해지는 만큼 무거운 자리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서 개인전을 뛸 때는 다시는 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2명밖에 못나가니 나가고 싶다"며 검을 놓지 않았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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