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양파크를 한국 공공 내셔널 트러스트 전범으로

@무등일보 입력 2021.09.28. 18:21

광주시가 도시공간 정책에 또 하나의 역사를 쓴다. 사적재산인 옛 신양파크호텔 일대를 매입, 공공개발 실험에 나선다. 거대한 역사가 아닌 광주시민들의 추억이 어린 공간을 공공개발키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클 뿐아니라, 한국판 최초의 공적 내셔널 트러스트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용섭 시장이 기자단 정기 차담회서 신양파크 호텔 일대 부지매입을 확인했다. 이시장은 이 사업의 '공공성, 수익성, 투명성 조화'라는 가이드라인을 강조하며 "조만간 부지매입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매입 규모는 369억원에 달하고 활용방안은 시민사회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공개하겠다는 설명이다.

무등산 산 허리에 자리한 신양파크호텔은 한때 광주의 가장 화려한 호텔이었으나 급변하는 환경에 문을 닫고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매각돼 난개발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과거 몇년 동안 무등산 자락이 난개발된데다 추가 개발계획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신양파크 부지가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지난 연말 고급빌라촌 계획이 확정돼자 시민사회단체가 문제를 제기했고 광주시가 이를 정책으로 수렴, 공공개발에 나섰다. 민관협치의 모델로서도 의미가 크다. 이후 시는 '무등산 난개발 방지 민·관·정 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 대응에 나섰다.

협의회는 신양파크로 상징되는 국립공원 일대의 무분별한 개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도출해내기도 했다. 이와함께 신양파크호텔 활성화 방향성도 확정했다. 친환경개발, 세계화(유네스코 지질공원 연계), 모든 사람들의 접근가능성 등이다.

신양파크 일대 공공개발을 적극 환영한다. 세가지 준거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정작 중요한, 공간활용 방안, 콘텐츠 논의가 핵심이다. 향후 시민사회, 지역 수많은 전문가 집단과 치열하게 고민해 최적의 안을 마련해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신양파크호텔 활용논의에 딱 들어맞아 보인다. 어떤 콘텐츠가 담길 때 무등산 자락의 낡은 호텔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광주시민은 물론 세계시민들이 찾아들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들도 살펴보고 광주가 가장 빛날, 가장 경쟁력이 큰 안을 도출해야 한다. 혹여라도 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한국 최초, 최고의 공공 내셔널 트러스트 모델로 부족함이 없도록, 세계시민들이 찾고싶은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콘텐츠 발굴에 진력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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