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 피하려다 되레···' 연말 검진대란 안돼

@무등일보 입력 2020.10.14. 18:50

올 한해가 불과 2개월 반 가량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광주·전남·전북·제주지역 국민건강검진 수검율이 저조하다고 한다. 10명 중 겨우 2.6명만 지난 8월까지 암 검진을 받았다는 것이다. 나머지 7명 이상이 아직도 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연말 수검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좀 더 심하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영향 탓이 커 보인다. 그동안 감염 우려로 인해 선뜻 검진기관을 찾는 것 자체를 꺼렸던 게 사회적 분위기였다. 예년에 비해 수검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벌써부터 연말 수검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말을 기준으로 광주지역 암 검진 수검률은 26.2%다. 전체 암 검진 대상자 230만3천588명 가운데 60만5천289명만이 검진에 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30%였다. 이와 비교해보면 수검율이 약 4% 가량 하락한 것이다.

국민건강검진은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하는 데 대단히 유효하다. 전 국민의 30% 가량이 이 검진을 통해 질병을 사전에 발견하고 있을 정도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작성한 2018년 검진 종합판정 비율이란 자료에서 확인된다. 그 해 검진 받은 사람들 중 30.4%가 질환의심으로 판정됐다. 유질환도 23.5%였다.

8월말 현재 광주·전남·전북·제주지역 대상자 중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수가 170만명 가량이고 보면 연말 수검 대란이 엄살은 아닌 듯하다. 자칫 예약도 할 수 없어 검진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건 이렇게 많은 수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겨울 독감과 코로나19가 겹쳐서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경고가 엄중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를 피하려다 되레 코로나19와 맞닥뜨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이 그리 여유있지 않다. 예상 가능한 혼잡을 피하고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당장 검진을 서두르기 바란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