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단된 독감 백신 접종 차질 빚어선 안된다

@무등일보 입력 2020.09.23. 18:30

그제부터 실시키로 했던 무료 독감 백신 접종 사업이 전격 중단되면서 지역사회가 혼란스럽다. 유통 과정의 문제로 백신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접종 시행 병원과 보건소가 대상자들의 문의 전화에 해명하느라 한바탕 곤혹을 치러야 했다.

허술한 관리가 화를 불렀다. 그나마 접종 전 중단된 건 다행스럽다. 모르고 접종이 진행됐더라면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질 뻔 했다.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돼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는 기본 중 기본이다. 재발 방지책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문제는 조달 제약업체의 부주의한 유통관리에서 비롯됐다. 제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냉장보관해야 할 13~18세 500만명 분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것이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될 경우 단백질 함량의 변화로 효능이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그제 광주·전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예정됐던 이 연령대에 대한 접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코로나19로 갈 길 바쁜 보건당국이 뜻밖의 장애물을 만났다. 해당 백신에 대한 품질 검사에 나섰지만 결과가 나오려면 2주 정도 걸린다. 코로나19 최대 고비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발빠른 독감 백신 접종으로 감염병 확산에 따른 혼선을 최소화하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품질 검사 결과가 좋으면 그나마 2주후부터라도 접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백신을 전량 폐기해야 한다면 상황은 더 난처해질 수 밖에 없다. 백신 생산을 위해선 상당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럴리 없겠지만 겨울 추위가 본격화되기 전 접종 사업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험이 없는 업체라고 해서 유통을 맡기지 말란 법은 없다. 대신 업체나 당국 모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다른 것도 아닌 의약품이기에 그렇다. 단순히 실수라고 하기엔 그 여파가 너무나 크다.

의약품 유통에 대한 매뉴얼은 정립돼 있는지 모를 일이다. 당국은 이번 사안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문제가 된 전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빈틈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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