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 유튜브에 담긴 동영상의 힘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0.10.18. 13:35

동영상 세상이다. 뉴스부터 스포츠, 광고, 드라마, 게임, 방송에 이르기까지, TV나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모든 것이 동영상이다. 며칠 전 빌보드 1위, 2위를 석권한 BTS의 '새비지 러브'와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도 동영상이다. 언론에서 대서특필되었듯이 BTS '다이너마이트'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 7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코로나19로 막혀 있는 콘서트를 동영상 콘서트로 대신한 결과이다. 이 기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미국 패스트 컴퍼니에서 발표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과 '음악 부문 10대 혁신 기업 1위'에 선정되었다. 또한 BTS와 팬클럽 '아미'의 커뮤니케이션 앱 '위버스'와 쇼핑 앱 '위버스샵'에 현재 229개국, 1천400만 명 이상이 가입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이 자체적으로 생산한 동영상 콘텐츠가 1천100만개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그 시작과 끝에 유튜브가 있다.

유튜브는 2005년에 태어났다. 2006년 구글이 인수했고, 2008년부터 한국어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유튜브의 전 세계 이용자는 13억 명, 대한민국 이용자는 3천300만 여명이다. 하루 평균 3천만 명이 방문하고, 이중 절반 이상이 모바일 접속자이며, 모바일 하루 조회 수는 약 10억 뷰다. 불과 15년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유튜브는 지구촌의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 중 압도적인 1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유튜브 덕분에 대한민국의 위상이 올라갔다. 최근 BTS의 경이적인 기록들은 유튜브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올해 8월 유튜브의 역대 조회 수 Top 10에 우리나라의 동영상이 2개가 포함되어 있다. 핑크퐁의 '상어가족'이 약 64억 뷰로 2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약 37억 뷰로 8위다. 이 동영상들은 한류와 K-POP의 대명사이고, 결과는 조회 수로 말하며, 이것은 곧 수익과 연결된다. 유튜브의 수익 모델은 크게 광고 수익과 구독 수익으로 나누어진다. 광고 수익은 유튜브 채널을 통한 광고 수입으로 구글과 유튜버가 45 대 55로 배분한다. 구독 수익은 '유튜브 프리미엄'이란 이름으로 불편한 광고들을 제거해주는 서비스의 정기구독을 통해 발생하는 수입이다.

유튜브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소식은 언론의 단골 메뉴 중 하나이다. 올해 7살 유튜버인 이보람의 '보람튜브'가 한 달 평균 19억 원을 벌고 강남 청담동에 5층 빌딩을 매입했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최근 박홍근 민주당 의원의 '1인 유튜버 신규 등록과 수입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 수입 금액을 신고한 유튜버는 총 330명으로, 이들이 신고한 1인당 평균 월수입은 약 934만원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수십 년간 동영상을 업으로 삼고 있는 방송매체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초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MBC가 지난 해 966억 원, KBS는 상반기만 655억 원 적자다. 지역의 방송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방송사의 고급 인력과 장비, 시설 면에서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뉴스에서조차 1인 유튜버와 경쟁해야 하는 '1인 미디어 시대'임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왜 거대 방송사가 1인 유튜버의 실적만 못한 것일까? '돈을 벌려고 하면 돈이 벌리지 않는다'는 격언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다. 수십 년 간 수익을 목적으로 삼은 전문가의 천편일률적인 동영상으로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즐거움이나 재방문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동영상은 홍보 분야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예컨대 앞으로 선거홍보는 동영상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사람을 동원해야 하는 출판기념회는 유튜브 동영상 콘서트로 대체할 것이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창의적인 이벤트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본질은 '목적'이다. 한 정치인이 당선만을 목적으로 동영상을 의뢰한다면 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리더가 되려면 동영상과 유튜브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당선보다 '존경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존경 받을 만한 선행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순간의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 즉 '진심을 담는 준비'가 필요하다.

어느 유튜브 트렌드메니저는 "외계인이 지구에 대해 알고 싶다면 구글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유튜브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는 인간의 세계를 담고 있다. TV가 그랬듯이 인간은 유튜브를 통해 더 성장할 것이다. 그 안에 담긴 동영상의 힘은 진정성과 창의성, 그리고 정성에 달려 있다.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미디어예술공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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