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캠프 "불복 아닌 절차 문제 제기"
이 전 대표도 지지자 달래자는 포석
"우리가 단합할때 더 안아 주십시오"
일부 지지자들 "무효" 법대응 불씨
이낙연 전 대표가 13일 당무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임에 따라 민주당은 일단 정권재창출을 위한 첫 걸음은 내딛게 됐다.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강조한 '원팀', '용광로 선대위' 구성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날 당무위 결정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다. 송 대표가 이미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라고 지난 11일 대전현충원에서 못을 박았다. 또한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전 대표 측의 주장은 받아주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런데도 이 전 대표 측은 공식적으로 당에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왜 그랬을까.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열린캠프'의 마지막 몸부림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경선 불복'이 아니라 대선 경선에 참여한 후보자 권리를 최대한 행사하고, 당의 결정을 기다리면 된다는 논리에서다.
이를 의식한 듯 열린캠프 의원들은 이의신청은 '경선 불복'이 아니라 '경선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도 캠프 참여 의원들이 모든 수단을 강구해보자며 당에 제기한 이의신청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송 대표는 당초 최고위원회 논의로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지만, 전날 전격적으로 당무위 소집을 알렸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송 대표의 당무위 소집은 이 전 대표 측에 출구전략을 만들어 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열린캠프 의원들이 이의신청을 했는데 당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하면 이 전 대표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전 대표로선 당에 항의를 하는 모습을 보여 지지자들을 달래고, 당으로서도 이 전 대표가 최종 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당무위를 통해 한번 더 주면서 봉합 모양새를 갖춰나간 것이란 해석이다.
당무위가 열리기 전부터 국회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당무위 결정을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평생을 민주당원으로 살아온 이 전 대표가 경선 불복을 외치며 당과 대척점에 서는 것은 그가 살아온 인생의 결과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 대표의 경선 승복으로 갈등은 봉합됐으나 곧바로 '원팀'으로의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운현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은 SNS를 통해 이날 당무위 결과에 대해 "특별히 논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우리로선 납득할 수 없군요. 유감천만"이라고 밝힌 것만 봐도 감정의 앙금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경선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경선 갈등의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이 전 대표를 향해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신 이 후보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이 전 대표의 경선 승복 메시지가 나온 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존경하는 이 후보님께서도 흔쾌히 함께해주시기로 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조금 떨어져 서로 경쟁하던 관계에서 이제 손을 꽉 맞잡고 함께 산에 오르는 동지가 됐다"며 "이 후보님과 함께 길을 찾고 능선을 넘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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