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호남인은 무시 당할 때 분노"
민형배 "편리하게 정치하시는 후보
돌이켜보면 항상 책임 회피식 화법"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에 합류한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과 이낙연 전 대표 측근인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의 '대리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지사 발언을 놓고 두 대권 주자가 '지역주의 공방'을 벌이자 민 의원은 "최악, 최하수를 둔 것"이라며 이 전 대표를, 이 의원은 "역대급 폭탄발언"이라고 이 지사를 직격했다.
이처럼 한 차례 격돌한 두 의원이 또 다시 '지역주의 공방'을 놓고 충돌했다. 두 의원의 '대리 공방전'이 2라운드에 돌입한 셈이다.
이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백제(호남) 발언에 대한 충격이 아직도 전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변명 같은 해명이 있었다"고 운을 뗀 뒤 "이낙연을 칭찬했던 말인데, 떡 주고 뺨 맞았다고 한다"며 비꼬았다.
이어 "그 편 가까운 어느 분은 페북에 긴 해명문을 올리고, 어느 분들은 댓글로 분칠을 해대고 있다"며 "그분들은 딱하게도 아직도 사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남인들이 모멸감을 느끼는 것은 호남이 지난 5천년 역사에 한번도 통합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고 단정하는 역사적 인식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사실 호남인들은 이낙연을 칭찬했던, 흉을 봤던 그다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호남인들을 상대로 해명해야 하는데, 본질을 파악 못하고 이낙연만 잡고 늘어지니 딱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또한 "호남과 호남인들은 무시 당할 때 분노한다"며 "그동안 정권의 차별과 학대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530만 호남인들과 1000만 호남출신들이 요즘 극도로 분노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앞선 지난 27일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참∼ 편리하게 정치 하시는 후보님!"이라며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민 의원은 "자신이 먼저 때려 놓고, 억울하게 맞은 쪽이 항의하니 '자제해야 하고 저 또한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한다'며 품격 있게 빠져나갈 준비를 한다. 본인의 책임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돌이켜보니 이 분의 정치행보가 종종 그랬다. 곤란한 경우일수록 자신을 주어로 삼지 않는다"며 "이른바 백제 논란에도 '당내에도 여러 분, 또 다른 당에 소속된 정치인들도 똑같이 비판했다'가 논거다. 자신의 생각은 없거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효과는 확실하다"며 "이낙연식 화법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길 수 있는 유용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후보의 공식 발언은 '노코멘트'였다. 2021년 지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신다. 정치 참 편하게 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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