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이 농사꾼? 이젠 아버지도 흐믓

입력 2021.05.12. 18:25 이영주 기자
박민호 영광 망고야농장 대표
2020년 농립축산식품부 제458호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된 박민호 영광 망고야농장 대표가 11일 농장 앞에서 "품질 좋은 망고야 묘목을 전국에 보급 할 계획이다"고 밝히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

"어렸을 적 장래희망을 '농사꾼'으로 정하자 주변으로부터 '꿈이 작다'며 놀림을 받았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모두에게 떳떳한 농사꾼이 돼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박민호 망고야농장 대표는 올해로 농업에 뛰어든 지 11년차를 맞은 '농사꾼'이다. 농장을 운영해온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적부터 농업에 뜻을 품고있었던 그는 세월이 흐른 현재 현재 연매출 20억여원의 애플망고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점차 변하는 기후환경과 농업트렌드를 읽어낸 끝에 아열대작물을 도입한 성과다. 어엿한 농업경영인으로 자라난 그는 현재의 성과에 대해 "고민과 발전이 매번 필요한 시기"라고 답했다.

박 대표는 본격적인 애플망고 농업에 뛰어들기 전 아버지와 함께 현재의 농장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2~3년동안 이어진 농산물 가격 하락과 인건비 상승이 겹치면서 농장 경영이 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파프리카로는 이전과 같은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것을 느낀 그는 고민에 빠졌고, 곧장 아버지의 경험이 떠올랐다.

박씨의 아버지 또한 IMF 이전에는 현재의 농장에서 토마토를 재배했었다. IMF로 인한 수익 악화는 박씨의 아버지에게 파프리카로의 작물 전환을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고민 끝에 내린 토마토에서 파프리카로의 작물전환 결정은 당시 성공을 거뒀었다.

이 같은 아버지의 경험에 빗대 아들도 모험을 결심했다. 점차 아열대로 변하는 우리나라의 기후와 이에 맞는 고소득 작물을 찾은 끝에 애플망고가 눈에 띈 것이다.

애플망고 도입 초기에는 갖은 불상사도 겹쳤다. 당시 국내에 모종이 없었던 애플망고는 외국에서 이를 전량 수입해야 했다. 수입 과정에서 모종이 얼어죽거나, 여러 사유로 인한 수입이 금지되는 경우를 겪으면서 많은 재산 손실을 입기도 했다. 겨우 모종을 들여와 농장에 심어도 문제는 이어졌다. 당시 국내에 애플망고 재배 전문가가 없었던데 따라 극소수의 농장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재배를 하고있었기 때문이다.

박대표는 충분한 모종이 확보된 후 우리나라의 기후에 맞는 재배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애플망고 모종의 뿌리가 습도 등에 취약한 점을 파악한 그는 다양한 시도 끝에 '활착율 증가 단근 육묘법'을 개발해 적용시켰다. 이 같은 3년간의 재배 시험 끝에 당시 주로 유통되던 '어윈' 품종을 개량한 '홍망고' 종을 생산하기 시작한 한편 양질의 모종을 전국 각지의 애플망고 농장에 보급하고 있다.

향후 박씨는 애플망고의 생산 주기를 연중으로 확대하는 한편 해외 수출 판로를 틔울 방침이다

박씨는 "'농사꾼'이 된 저를 바라보며 아버지께서 흐뭇해하신다. 현재의 제가 있기까지 가족이 큰 힘이 돼줘 고맙다"며 "향후 홍콩 등지의 수출 판로를 확보해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영광=한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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