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했던 안내양 대신 든든한 '안내군' 영광에 떴다

입력 2020.05.11. 17:45 양기생 기자
농어촌버스 탑승관리원 제도 도입
노인·장애인 교통약자 이동 지원
영광 교통안내 도우미

지난 4월 1일부터 영광군은 농어촌버스 탑승관리원 제도를 도입하고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돕고 있다. 이는 갈수록 노령화 돼가는 버스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영광 버스터미널은 파란 조끼를 입은 2명의 30대 청년에 의해 지휘 되고 있다.

'영광군 탑승관리원'이 새겨진 조끼에 작업 장갑을 착용한 이들은 버스가 승강장에 도착할 때마다 버스 행선지를 외치며 어르신들의 승차를 돕고 있다.

영광 교통안내 도우미

터미널 안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어르신들이 일제히 몰려들며 혼잡해질 듯 하다 가도 짐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며 질서 정연한 줄서기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경이롭다.

이들 2명의 청년은 영광군이 올해 신규 시책으로 교통약자들의 교통환경 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광군 농어촌버스 탑승관리원 운영 사업'에 따라 채용된 청년들이다.2명의 탑승관리원은 버스 이용객이 많은 장날을 비롯해 평일, 주말에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시 근무한다.

이들은 어르신, 장애인 등 버스 이용이 어려운 교통약자가 버스를 안전하게 승·하차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버스노선을 안내해주며 어르신들의 짐을 들어드리기도 하고 때로는 말동무 역할까지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영광군 교통안내 도우미 

무엇보다 이 두 청년의 존재 자체는 터미널의 분위기 자체를 밝게 바꾸어 놓았다.탑승관리원들이 배치되기 전의 터미널은 사람은 많지만 조용함이 가득한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제법 시끌벅적한 잔치집 분위기가 난다.

버스 시간에 따라 새롭게 밀려드는 어르신들로 다시 대합실은 가득 찼고, 탑승관리원과 어르신들은 서로 행선지를 묻고 답변하는 사이에서 미소가 오갔다. 과거 불안한 눈빛으로 대합실 밖을 바라보거나 꺼질 듯 땅을 향했던 시선도 탑승관리원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며 이전보다 여유롭게 터미널을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탑승관리원 박모(38)씨는 "이곳을 이용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어르신들이다. 터미널이 신축 이전하며 많은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고 계시는데 적극적인 자세로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끔 귀가 어두운 고령의 어르신을 도울 때는 큰소리로 불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르신들의 안전이 우선인 만큼 큰소리가 필요할 때는 내고 있다"며 근무 소감을 밝혔다.

영광군 교통안내 도우미 

평소 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이용객들은 "탑승관리원들이 어디로 가는 버스인지 큰 소리로 알려줘 잘 안 들리고 글 못 읽는 사람들도 편하게 버스를 탈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광터미널 관계자 또한 "버스안내도우미 덕분에 어르신들이 헤매지 않고 버스를 타신다"며 "터미널을 이용하시는 분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미소지었다.

영광군에서는 군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매년 다양한 시책을 발굴하여 추진하고 있다.

영광군 교통안내 도우미 

2019년에는 군민의 교통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농어촌 버스 단일요금제'를 시책으로 추진하였다. 이로 인해 기존에 일반 1,300원, 중·고교생 1,000원, 초등학생 650원이었던 버스요금을 일반 1,000원 초·중·고교생 500원으로 단일화하여 많은 군민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아울러, 대중교통 사각지대에 있는 군민들의 이동권 확보 및 차별화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휘애 군민 행복 100원 택시와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콜택시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매년 차량 구입을 지원하여 운영을 확대해가고 있다.

김준성 영광군수

영광군은 코로나 19가 완전히 종식되고, 모두의 마음에 환한 등불이 켜질 때까지 군민들을 위한 시책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준성 군수는 "버스이용객 대부분이 고령의 어르신들이라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버스를 쉽게 찾아 탈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도입한 탑승관리원 제도가 어르신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계속해서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광=정병환기자 ygjc11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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