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참맛 아시나요

[전라도 참맛 아시나요 ①해남미소] 지역 농수산물 제값 받도록 '해남미소'가 뛴다

입력 2021.02.17. 16:35 이윤주 기자
[코로나시대 남도 특산품을 찾아서]
지자체 온라인 쇼핑몰 성공신화
직영 10년만 연 매출 120억 달성
설 '농산물꾸러미' 6천상자 완판
농가 소득창출에 아낌없는 지원
해남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 '해남미소'가 지자체 공영쇼핑몰의 성공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해남미소 인기상품인 '농산물꾸러미' 제작 모습.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지역 경제도 타격이 크다. 대면 활동 위축과 축제 취소 등으로 방문객들이 크게 줄며 지역 특산품 판매에도 비상이 걸리자 지자체들이 팔을 걷어 붙였다. 브랜드 인지와 모바일 이용 취약 등 어려운 여건에도 온라인 채널과 SNS 등을 활용한 홍보와 판로 확보에 나섰다. 코로나시대 지역 특산품의 진면목을 알아보고 생존기를 탐방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편집자주>


설 명절을 앞둔 지난 4일 오전 해남군 마산면 식품특화단지 입구에 자리한 해남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 '해남미소' 사무실. 20여명의 직원이 콜센터를 방불케하는 모습으로 전화와 컴퓨터 앞에서 연신 작업을 이어간다. 다음날 마감되는 명절 택배 물량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와 구매, 결제까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업무를 주고 받으며 눈코 뜰새 없이 분주한 모습이다.


◆지자체 쇼핑몰도 성공할 수 있다

행정도 이제는 세일즈다. 발로 뛰며 지역을 홍보하고 소득을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됐다.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갱신한 해남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 '해남미소'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해남미소도 지난 2007년 출발 당시 위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실적이 저조하자 2011년 직영 체제로 전환했다. 행정업무에만 종사해 온 공무원들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운영 경험이 전무했던터라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해남미소에 대한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입점 농가를 발굴하고, 품질 관리까지 나서자 해남미소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는 믿을만하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잡았다. 10년 이상 쌓은 운영 노하우가 빛을 발한 것은 지난 2018년부터다. 통합마케팅팀을 꾸려 화원면 식품특화단지로 이전한 후 인원 보강과 예산 지원에 나서자 매출이 급증했다. 지자체가 보증하는 상품이라는 점도 신뢰성을 높였다.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 해남미소는 매출은 직영 체제로 전환한 2011년 6억9천700만원에서 2015년 22억2천500만원, 2017년 39억2천700만원을 기록했으며 2019년 53억7천600만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2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참여업체수도 2011년 56곳에서 현재 349곳으로 6배 가량 증가했으며, 회원수도 2007년 2만61명으로 출발해 지난해 말 기준 9만413명으로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남미소팀'을 이끌고 있는 김성희 통합마케팅팀장은 "오랫동안 직영몰을 운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군과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져 해남미소가 도약할 수 있었다"며 "인력과 예산이 더해지니 시너지 효과가 창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농어가 소득창출이 최우선

해남미소의 존재이유는 무엇보다 지역 농어가의 소득창출이다. 농어가에 이윤을 보다 많이 남기기 위해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마케팅을 지원한다. 소정의 수수료 역시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포장재 제작과 택배비(50%) 지원 등에 다시 투입된다. 그동안 복잡한 농수산물 유통단계로 인해 이윤을 제대로 낼 수 없었던 지역 농가들이 해남미소에 입점 후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팀장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지역 농어가들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판매와 유통은 해남미소에서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실제 해남미소는 농가를 비롯해 업체들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식품특화단지에 매장을 꾸린 이유도 관련 업체들과 현장에서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서다. 정기적으로 바이어들과 대형 유통업체 MD들을 초청해 품평회도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은 물론 유통망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점 상품을 발굴하고 품질 관리·마케팅까지 일사분란하게 가동되는 시스템은 일반 쇼핑몰 못지 않은 전문성과 노하우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같은 노력에 참가업체와 상품도 크게 늘어 현재 해남미소 입점 농어가는 345곳으로 122종 1천157개에 이르는 제품을 판매중이다.

최근에는 홈쇼핑에서 자주 등장하는 '완판'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해남미소의 대표 인기상품인 '농산물 꾸러미'가 이번 설에도 준비한 6천 상자 모두 완판됐으며 1천상자를 추가로 판매했다. 해남에서 생산된 신선한 먹거리들로 한 상자 가득 준비하기 때문에 재구매가 가장 높은 상품이다. 이번 설 명절 특판행사에서도 해남미소는 총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매년 매출액 기록 갱신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성·경쟁력 갖추고 또다시 비상

해남미소팀은 지난해 10년 경력의 전문MD를 채용했다. 담당자들이 정기적으로 바뀌는 행정기관 특성을 고려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콜센터 인원도 8명으로 늘리며 지역 대학생, 주부, 청년 등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뒀다.

숨겨진 상품들을 새롭게 발굴하고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상품 개발로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집밥족이 늘어나자 가공된 완제품 먹거리 보다 신선한 재료로 집에서 간편하게 음식을 할 수 있는 밀키트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절임 배추와 양념을 함께 넣어 집에서 버무려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한 제품은 집에서 메주를 만들 수 있도록 메주통과 숯, 고추 등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도 내놓았다.

코로나로 운영을 멈춘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에도 나선다. 해남을 찾은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농산물 쇼핑 관광코스를 만들 계획이다. 농어가에서 체험 후 해남미소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온오프라인 물류창고 역할을 할 계획이다. 현재 각각의 업체에서 물건을 구매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부과되는 택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해남미소를 물류창고로 활용해 한꺼번에 상품을 배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김성희 팀장은 "농가들은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신선한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해남미소의 역할"이라며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전국 대표 쇼핑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lyj2001@srb.co.kr


명현관 해남군수 "소비자·생산자·해남군 상호신뢰가 성공 요인"

"해남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인 '해남미소'가 결실을 거둔 것은 소비자와 생산자 그리고 해남군이 쌓아온 상호신뢰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명현관 해남군수가 밝힌 '해남미소' 성공요인이다. 명 군수는 취임 직후 '해남미소'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명 군수는 "농수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유통분야의 혁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해남군의 유통 자산인 '해남미소' 활성화에 돌입하게 됐다"며 "통합마케팅팀을 마산면 식품특화단지로 이전해 현장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마케팅 전담 직원들도 확충해 일반 쇼핑몰과 같은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명 군수는 농가 수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지자체 공익형 쇼핑몰로 농가의 수익이 최우선 가치라는 것은 변함없는 중요한 목표"라며 "생산자와 생산방법, 해남농수특산물에 대한 우수성을 알려 우리 농업의 가치를 높이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 군수는 또 "지난해 코로나 사태는 해남미소에도 큰 도전이자 시험대였다"며 "그동안 준비해 온 기반들이 제때 작동해 급박한 상황속에서도 발빠르게 대응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모바일 판매시스템을 구축하고 온라인 채널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해남 농수산물을 접할 기회가 없던 젊은층의 관심까지 이끌어내며 지역 농수산물 판로 확보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며 "해남미소라는 브랜드가 가진 신뢰성을 바탕으로 온라인 유통에서 지자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해남=박혁기자 md18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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