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오래된 것들의 광휘(光輝)

입력 2020.07.20. 18:55 조덕진 기자

이태리를 여행하는 이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 중 하나가 '카페 그레코(Caffe Greco)'다.

어떤 이들은 파르테논 신전이나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트레비 분수를 제치고 고요히 이곳을 찾기도 한다. 관광 명소가 넘치는 이 나라서 이곳이 세계인의 마음을 홀리는데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라는 '시간' 때문이다.

1760년 문을 연 이 유서 깊은 카페는 괴테, 스탕달, 찰스 디킨스, 안데르센 등 세계적인 문인과 예술인, 지식인들이 찾던 곳으로 그들의 향기를 그리는 이들에겐 놓칠 수 없는 공간이다. 이곳 에스프레소는 그 자체로 명성을 자랑한다. 커피맛을 모르는 이도 '괴테가 마셨겠거니'하며 약사발 들이키듯 한 잔 하고 넘어가기도 한단다.

뜬금없이 먼 남의 나라 카페를 구구절절 되뇌이는 것은 문득 '광주의 그레코'가 그리워서다.

이는 최근 발간된 '오래된 가게'가 불러일으키는 상념이기도하다. '충장로를 지켜온 상인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여러 가지로 각별하다. 우선 상인들이 직접 기획·취재·출판까지 도맡았다. 비용도 자신들이 십시일반으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그저그럴 것이라고, 내용이 부실할 것이라 지레짐작하면 오산이다.

관공서에서 수천만원 예산 들여 만들어낸 정책연구서나 용역보고서 못지 않은 내용과 깊이를 갖췄다. 243페이지의 올 칼라로 만들어낸 이 책은 근현대 충장로 역사도 꼼꼼히 담아냈다. 화룡점정은 책의 뒷 부분을 장식한 '오래된 가게'를 지켜온 사람들이야기다. 역사와 사람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완벽한 인문서로 부족함이 없다.

지금이야 충장로가 상무지구 등 신흥지구에 밀리지만 한 때는 민족자본의 상징(개념있는 자본)이었고 부의 상징이었다. 그뿐인가. 과거 일제 강점기 이후 3·1운동에서 5·18까지 광주의 근현대사의 중심지였다.

그 중 현세대가 모르는 충장로, 진짜 충장로는 바로 4∼5가다. 광주우체국으로 상징되는 충장로 1·2·3가는 소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행세했던 지역이고 그에 대항해 뜻있는 광주사람, 민족자본으로 만들어진 곳이 광주극장으로 상징되는 4∼5가다.

일본인들이 극장을 운영하며 조선인 출입을 금하자 최선진 유은학원 초대이사장이 1935년 광주시민을 위해 이 극장을 지었다. 김구선생이 대중강연을 하는 등 시민들의 문화·정치의 주요 행사장이었다. 지금은 헐려 없어졌지만 광주 유지들이 시민들을 위해 만든 광주최초의 조선인 은행, 조흥은행도 광주극장 인근에 있었다. 이처럼 4∼5가는 광주의 자존심이었다.

일제 강점기를 비롯해 해방직후 터를 잡은 이들이 대를 이어 운영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오래된 가게'에 따르면 해방직후인 1946년 문을 연 전남의료기상사를 비롯해 대를 이은 가게도 12곳에 달하는 등 30년 이상된 가게들만 해도 62곳에 달한다.

'그레코'를 꿈꾸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광주를 찾는이라면 이곳 충장로 4∼5가는 한번 들러야 광주 다녀왔다 말할 수 있는. 충장로4∼5가의 오래된 미래를 광주문화관광의 활력요인으로 만들고 여행자의 발걸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은 이제 온전히 '우리'에게 지워졌다. 지역사회 역량이자 책무라 해야할 것이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및 문화체육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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