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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남중생 동성 성폭행'에 칼빼든 교육부

입력 2020.09.15. 11:09 수정 2020.09.16. 17:37
학교 법인에 중·경징계, 교육지원청은 기관경고
전국 기숙학교 실태조사 등 재발 방지책 약속
피해 부모 "조치 다소 아쉬워··· 엄중 처벌해야"

영광의 한 기숙형 중학교에서 함께 살던 친구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던 14살 A군이 스트레스성 질병으로 병원 치료 중 숨진 사건과 관련 교육부가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해당 학교 법인 학교장과 교감, 책임교사 등에 중·경징계를, 영광교육지원청에 대해서는 기관경고 하는 등 후속조치도 확정했다.

15일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국민청원 ‘중학교 동성 성폭력 부실 대응 규탄’ 답변을 통해 “정부는 이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숨진 중학생 A군의 부모는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들이 지난 6월부터 전남 영광의 한 대안 중학교 기숙사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했으나 학교 등 관계기관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끝내 아들이 숨졌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한 달 여간 이어진 해당 청원에는 총 25만여 명이 서명했다.

청원 답변자로 나선 박 차관은 “전남도교육청의 ‘영광학교폭력사안처리대책본부’ 조사 결과, 학교에서 가해학생 분리 조치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기숙사 운영 관리가 부실한 점이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학교 법인은 학교장에 정직 3개월, 교감에 감봉 1개월, 학교폭력책임교사는 견책 처분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청의 특별감사반 감사 결과, 교육지원청 관계자의 소극적 대처가 일부 확인되어 8월 26일 영광교육지원청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엄중한 조사와 더불어 유사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며 “9월부터 기숙사를 운영하는 모든 중·고등학교에 복도 CCTV는 물론,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곳곳에 안전벨이 설치될 수 있도록 권고하고, 2021학년도부터는 기숙사 생활안전 영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연 2회 의무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부의 이러한 방침은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20만명 돌파에 따른 후속조치로 그간 꾸준히 제기됐던 기숙학교의 구조적 문제 해결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정에 유족들은 재발방지책 마련의 시작은 사건 연루자들의 엄중한 처벌이라며 교육부는 물론 전남도교육청, 전남지방경찰청 등 사건을 관할하고 있는 기관들의 강력한 처벌 의지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A군의 어머니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육부가 이 사안을 정말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결과”라고 말했다. 재발방지책이라고 내놓은 계획 대부분이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데다 학교 법인과 교육지원청 등에 대한 처벌 역시 매우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기숙사 내 상습 성폭력은 물론 교내에서의 폭행, 2차 가해 등도 사실로 드러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관련자들의 징계 조치가 미흡해 매우 실망적이다. 요란한 빈 수레 마냥 이번 조치로 사건이 묻힐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4명 중 1명은 전학 조치가 결정되기는 했지만 나머지 3명은 학습권 보장을 이유로 여전히 징계 유보상태다. 사건 해결을 책임지고 있는 영광교육지원청 등의 부족한 성인지감수성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꼬집으며 “직접적 책임이 있는 학교 관계자와 관리 소홀이 드러난 교육지원청 등에 대한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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