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까지 진도 현대미술관
귀향 후 지은 詩畵 30점 출품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두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라는 뜻으로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하는 마음을 말한다.
사람도 누구나 나이가 들면 몸이 다른 곳에 있을지라도 마음은 고향을 향한다.
'예향의 섬' 진도 출신으로 서울에서 활동해 온 중견 한국화가 김양수씨가 귀향전을 통해 고향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진도읍 교동 2리에 자리한 진도 현대미술관은 1-31일까지 '한국화가 김양수 귀향 시화전-마음길 끝에서 풍경을 보다'을 주제로 그의 초대전을 열고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고향 진도 임회면 용호리에 화실 (적염산방·寂拈山房)을 지어 귀향한 후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자연과 생명에 깃든 정신성을 소통이라는 의식으로 화폭에 담아온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자연과 생명에 담긴 순결한 숨결을 노래한 고 이성선 시인 등 많은 시인들이 김양수 화가의 그림과 함께 하는 시화전을 열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시가 가지는 함축된 은유에 대해 설명적인 작품이 아닌 감성의 교감과 사유의 소통을 작업으로 요약된다. 김 작가는 먹과 종이라는 동양문화의 상징적 재료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라는 생명의 바탕과 근원을 특유의 감성으로 담아내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이처럼 재료적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성을 추슬러가는 의식이 선명하다.
그는 시각적으로 보는 그림의 한계를 넘어 소리가 들려오고 향기가 느껴지고 자연의 숨결이 만져지는 입체적인 그림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고향 진도에 돌아와 생활하면서 가슴으로 매만진 시(詩)와 함께 시에 내재된 감성을 그려낸 작품 30여점을 출품했다. 김양수 화가의 시는 그 화법이 언어의 운율적 호흡이 아닌 마치 화폭에 붓질을 놓아가듯 그려지는 시적 특성으로 눈길을 끈다. 시인의 '세상풍경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제목의 시는 다음과 같은 2행으로 쓰인 시이다. "세상은 보는 대로 존재한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인 것을)"처럼 간결하면서도 단호하다.
이처럼 간결한 구성 속에 세상과 자신이 보는대로 존재와 순간, 꽃봉오리처럼 순차적으로 그려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화가의 의식에서 세상을 그려내고 시인의 생각에서 세상을 매만지는 감성의 화법이 바로 시로 승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시인의 시와 어우러진 작가의 작품은 자연과 생명이라는 의식에 담긴 세상의 모든 숨결이 섬세하게 담겨 있다. 이는 작가가 보여주는 그림이 아닌 보고 싶은 그림을 그리려는 의식이 분명한 까닭이다.
이렇듯 김양수 작가의 작품은 단순하게 보는 그림의 한계가 아닌 소리가 들려오고 향기가 느껴지며 자연의 숨결이 만져지는 겹겹의 감성을 소통하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그는 남종문인화의 본향인 운림산방이 자리해 있는 진도에서 태어나 동국대 미술학부와 성신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중앙미술학교에서 벽화를 전공했다.
그는 수많은 시인들과 함께한 시화전을 통하여 섬세한 감성을 헤아려가는 그림으로 쓰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오다가 스스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지난 2008년 첫 시집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 에서부터 '고요를 본다', 20'함께 걸어요, 그 꽃길', '새별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 '김양수 시선집, 마음길 끝에서 풍경을 보다' 시화집 등을 펴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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