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항일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하> 블라디보스토크

입력 2019.11.20. 16:56 김옥경 기자
해외 독립운동 거점…일제 패망때까지 혈전 벌여
하바롭스크 성모승천 대성당 내부

일행은 라즈돌노예(Razdolnoye) 기차역을 방문하였다. 1937년 스탈린 정부는 한인들이 일본의 첩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강제 이주를 단행하였다. 이곳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쫓겨났다. 연해주에서 600㎞ 떨어진 황무지 중앙아시아 벌판에 내동댕이치듯 버려진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알마타와 인근 우쉬토베 지역,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남부는 제정 러시아시대부터 유배지로 유명했던 막막한 벌판이었다.

1936년 9월 하순부터 1938년 12월까지 벌어진 소비에트의 피의 대숙청은 내부인민위원을 맡았던 니콜라이예조프에 의해 절정에 달했는데 그가 스탈린에게 제출한 최종보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 2만170가구 중 9만5천256명, 우즈베키스탄에 1만6천272가구 중 7천652명 모두 10만2천908명이나 되었다. 한인과 소수민족들이 스탈린 독재의 희생물이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 동포들은 동토에서 강인한 새 삶을 일궈냈으며 중앙아시아 농업을 크게 발전시켰을 만큼 질긴 생명력을 발휘하였다. 솔제니친이 ‘인간 본연의 양심 회복’을 위해 싸웠던 것처럼 우리 겨레의 숭고한 삶의 의지는 철의 장막을 무너뜨리고 끝끝내 자랑스러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

소련이 해체된 뒤 1993년 4월1일 러시아의회는 지난 과오를 시인하고 한인의 ‘명예회복 법안’을 채택하였다고 한다.

극동 지역은 우리 겨레에게 미래를 향한 희망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러 경제협력, 남북한과 러시아의 삼각협력 등 동북아 공동 번영을 위한 전진기지이자 평화와 협력체제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연해주에는 5만 명 정도의 한인이 살고 있으며 그중 3만 명 정도가 재이주 정착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한말의 정치 상황을 회고해 볼 때 우리 외교의 괘도 수정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지 않았는가 싶다. 북방 외교의 강화가 그것이다.

우리 일행은 다음 행선지인 발해 성터로 발길을 옮겼다. 발해국은 중국 동북지구의 동부, 러시아령 연해주, 한반도 북부에 걸쳐서 존속했던 나라다. 고구려가 망한 뒤 그 유민인 대조영이 백두산 동북지방에 세운 나라다. 3대 문왕은 일본천왕에게 보낸 국서에 스스로를 고구려 국왕이라고 칭한 바 있다. 713년 발해로 국명이 바뀌었고 15대 200여 년간 존속한 우리 겨레의 고대 국가이다. 발해 성터는 고지대에 펼쳐져 있었으며 넓은 초원에는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고구려인들이 말달리던 곳이라 생각하니 그 옛날 우리 겨레의 높은 기상이 떠올랐다.

마지막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는데 버스로 한 시간 남짓 달리면서 교외 풍경을 두루 감상할 수 있었다. 도로 양편으로는 아무르강과 호수, 가까운 언덕 숲 속엔 별장처럼 옹기종기 가옥들이 수줍은 듯 몸을 감췄는데 알프스 산에서 본 스위스 풍경과 비슷하였다. 도시인들이 별장처럼 텃밭에 찬거리나 과일을 심고 있다고 했다. 오매불망 그리던 블라디보스토크,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겨레의 애환이 서린 땅. 특히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거점이 되어 저들이 패망할 때까지 혈전을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의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극동지방의 남단에 위치하고 태평양에 닿아 있는 군항이다. 1858년 아이훈조약 및 1860년 베이징조약으로 러시아 영토가 되었으나 그에 앞서 러시아의 탐험대가 점령하고 있었다. 지구촌 동쪽에서 빼어나게 좋은 항구로 이곳을 확보한 러시아는 블라디(지배하라) 보스토크(동쪽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889년까지는 군항으로서의 설비를 갖추었으며 시베리아 철도(모스크바까지 9천172㎞)의 종점이기도 하다.

블라디보스토크역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1903년 당시 주한 미공사였던 알렌(1858-1932)은 ‘대한불개입’ 및 친일정책을 고수하라는 본국 정부의 훈령을 받고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와 담판하기 위해 6월1일 인천항을 출발, 여순·따렌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와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이후 워싱턴으로 가 1903년 9월30일 저녁 대통령과 회담하였다. 알렌은 루즈벨트 행정부의 ‘친일반러’ 정책을 정면으로 공박했으나 루즈벨트의 ‘한국을 포기하는 정책’을 뒤집지는 못했다. 그들은 청일전쟁을 배후에서 지원하였고,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은 대한제국의 국권을 강탈했다.

후발 제국주의 국가인 미국이 본격적으로 식민지 경영에 뛰어들어 1898년 ‘괌’과 필리핀, 푸에르토리코를 포함 스페인 제국의 영토를 점령, 의도적으로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다. 미국인들은 필리핀에서 제국주의 지배에 대한 저항에 직면했으며 따라서 식민지화에 저항하는 한국인들에 대비하는 일본과 더욱 동일시할 개연성이 있었던 것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가를 희생양으로 삼은 자들의 야만적인 모습이 가증스럽기까지하다.

역 앞 광장 건너편에는 레닌동상이 서 있다.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은 러시아 마르크스주의 혁명가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표방하는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세웠다. 극동지역에서 러시아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친 병사들의 추모탑이 세워져 있어 혁명광장이라고 불린다.

근처에 1936년 처음 제작되어 1941년 10월 러시아 태평양 함대로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독일함대 12척을 물리친 함대를 박물관으로 꾸민 ‘잠수함박물관’을 들렀다.

박물관 옆에는 참전용사들을 추모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다. 호텔 앞길이 빠르찌잔스키 대로인데 건너편 아파트 숲 뒤로 보이는 산이 ‘라제르나야’이다. 도시개발이 되기 전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고 그곳에 안중근, 홍범도 두 분의 비밀 아지트가 있었다고 한다. 신한촌에서 25∼30분 거리인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산밑에 의과대학이 자리하고 있다. 신한촌에는 표지석 하나가 근래에 세워져 있을 뿐이다.

정규철 광주·전남 민주화운동 동지회 고문,아카데미 학((鶴)여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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