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종 바이러스 하나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눈만 뜨면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포함한 각종 통계들은 국민들을 공포수준의 불안에 휩싸이게 하는데 충분하다. 코로나 19에 대한 각 국의 대처방안도 다르고 통계관련 보도 수준도 다르지만, 전 세계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우리나라의 통제 관리는 국민들의 안전보건인식을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100곳이 넘는 나라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하고, 일부 국가에서 마치 한국이 코로나 19의 원상인 양 불이익을 주는 모습을 보면 아쉬움을 넘어 심한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외교적 대처에 관한 허점이 심히 거슬리는 부분이다.
9일부터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됐다.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과 관련해 지정된 날에만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일주일에 개인당 2개씩만 구입할 수 있다. 마스크 대란이란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다. 일회용 마스크 착용이 최적의 대안 중 하나라 주장하던 정부에서 이제는 상황에 맞게 사용하라는 권고를 넘어 양보와 배려를 호소하며 마스크 부족사태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마스크 일일생산량을 1천200만장 정도로 보더라도 5천만 국민 모두에게 하루 1장은 턱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마스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시점에서 국민감정에 기댄 무조건적 호소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각 가정에서 황사나 미세먼지 때문에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던 마스크가 동이 날 경우 사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한 대목이다.
생물과 무생물의 특성을 동시에 갖는 바이러스는 기원이 명확하지 않지만 인류와 그 역사를 같이 해 왔다. 라틴어로 독이란 뜻을 갖는 바이러스는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알려져 현재 약 2천600여종으로 분류되며, 지구 온난화와 자연개발, 교통수단의 발달 등이 원인이 되어 지금처럼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을 띤다. 역사적으로 살펴보자면, 기원전부터 악명을 떨치며 단 600명의 스페인 군사로 남아메리카대륙을 점령하게 만든 천연두, 20세기 초에 유행해 당시 인구의 20%에 달하는 5천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스페인 독감, 200만 명 이상이 사망한 아시아 독감, 70만 명 이상이 사망한 홍콩 독감, 에이즈, 에볼라바이러스, 인플루엔자, 간염, 지카, 노로, 사스와 메르스 등이 모두에게 잘 알려진 바이러스들이다. 어떤 의미에서 봤을 때 인류는 그 기원으로부터 현재까지 바이러스와 끊임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바이러스의 심각성은 전염성과 사망률로 그 정도를 가늠하는데, 현재의 코로나 19는 너무 과한 공포심을 갖고 대처해야 하는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손 씻기와 기침예절, 얼굴 만지지 않기, 마스크 착용, 모임자제만으로도 충분히 예방될 수 있다고 믿어진다. 역사적 사실과 현 상황을 냉정히 비교해 정부와 언론, 국민 모두가 더욱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과거와 비교해 너무나 한산해진 카페에서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청년 둘이서 나누는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들을 수 있었다. 누군가 돈을 대서 마스크를 대량 구입해 주기로 했고, 전주에게 일정 마진을 주고 자신들은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면 큰돈을 벌 수 있으니 같이 해보자는 내용이었다. 공적 마스크 판매가 확정된 시점이어서 그 양이나 금액이 황당해 웃음이 나왔지만, 세상물정 모르는 젊은 친구들의 치기어린 말로만 넘기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이토록 엄중한 상황에서 전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돈을 벌 생각을 하다니 이들의 잘못된 인식이 안타깝기만 하다. 돈을 신앙으로 삼고 현실의 탐욕에 눈이 멀어 이기적 인간을 자처하는 이들은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일까? 이들에게 따끔한 충고의 백신을 제공하지 못하는 필자 역시 또 다른 의미의 바이러스가 아닌지 자괴감이 든다. 혐오의 감정을 넘어 이들처럼 정신이 아픈 사람들에게 침묵의 마스크를 제공하고 좀 더 건강한 이들은 이제라도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류승원 광주전남콘크리트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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