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태양광 연금 믿기지 않아요"···주민들 감개무량

입력 2021.04.22. 16:15 선정태 기자
신안군 안좌면 3천500여 주민들
26일 태양광 발전 수익 첫 배당

"정말 돈을 주는 건가요? 아직도 믿기지 않네요."

신안군 자라도와 안좌도 주민들이 흥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신안군이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토대로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태양광발전을 통해 얻은 수익 일부를 주민들에게 배분하기 때문이다.

자라·안좌도 주민 3천488명은 오는 26일과 27일 처음으로 일명 '태양광 연금'을 지급받는다. 태양광발전소와의 거리에 따라 주민 한 명당 최소 12만원에서 최고 51만원까지 배당금을 받는다. 배당금은 지역 화폐인 '1004섬 신안 상품권'으로 지급된다.

배당금 지급을 기다리고 있는 한 주민은 "배당을 받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저와 아내는 각각 31만원씩 받는데, 농사철을 앞두고 있어 농자재를 구입하는데 쓰겠다"고 했다.

주민들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정된 '신안군 신재생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협동조합을 구성해 해당 발전소 총 사업비의 4%에 해당하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1인당 1만원을 내고 조합원으로 가입한 주민들은 수익의 4%를 1년에 분기별로 4번에 나눠 받는다.

이번 배당이 첫 배당인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조례 재정 당시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사례에서 많은 불화와 마찰이 발생했다는 우려를 접했기 때문에 군의 적극적인 추진을 믿지 못하고 긴가민가했다. 일부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 시설이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루머를 믿으면서 공사 자체를 반대하기도 했다.

신안군의 첫 협동조합인 안좌·자라 주민협동조합은 지난 15일 '안좌면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사무실'을 개소했다.

하지만 신안군이 조례 재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진정성 있게 지역민들을 설득하고, 그동안 오염이 심해 사용되지 않던 땅에 발전소가 들어서자 그 때서야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온다는 의견이 퍼지면서 호응도가 높아졌다.

안좌도 26만5천여 평 부지에 96㎿의 발전 시설과 계 최대 용량인 340㎿h급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들어서면서 친환경적인 마을이 됐다.

발전소 부지는 오랫동안 새우 양식장으로 사용되다 1996년부터 쓸모없는 땅으로 남아 있었다. 양식장으로 인해 갯벌에서 조개 등을 채취하지도 못하고, 연안 어업도 불가능했을 정도다.

신안군의 첫 협동조합인 안좌·자라 주민협동조합은 지난 15일 '안좌면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사무실'을 개소했다.

안좌도 마을 주민은 "태양광 발전소를 위해 공사를 하면서 폐양식장이 치워져 마을 앞 바다가 깨끗해졌다"며 "돈을 받으면 태양광 발전 패널 위 모래를 치워야 하는지 고민이었는데 그럴 필요도 없다. 햇빛 덕분에 평생 연금을 받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태양광발전소 관계자는 "사업 당시 수익 일부를 주민들에게 배분하는 것을 두고 의견이 많았다"며 "하지만 논란과 마찰이 사라지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신안=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박기욱기자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