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도초도 숲길·꽃길 거닐며 힐링하세요

입력 2020.06.23. 16:55 이윤주 기자
‘섬 수국축제’ 취소됐지만
팽나무 숲길·만개한 수국
명품섬 찾는 발길 이어져
화도권역 특화 경관 조성
관광거점 지역으로 개발
영화"자산어보"촬영 장소

목포에서 서남쪽으로 54.5㎞에 자리한 신안 도초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유네스코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명품섬이다. 이곳에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팽나무 명품 숲길 조성이 한창이다. '늘 푸른 생태환경의 아름다운 신안'을 테마로 1004섬 곳곳을 바다 위 정원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신안군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코로나19' 여파로 '섬 수국축제'는 취소됐지만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명품섬, 도초도를 찾는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옛 정취 담긴 바닷가 골목골목

팽나무 전경

도초도에 도착해 처음 발을 내딛는 곳은 화도 선착장이다.

과거 화도는 불을 피워 선박의 등대 역할과 서남해안 해상교통 및 어업경제권의 요충지 역할을 했다.

도초도를 포함해 우이도, 동소우이도, 서소우이도 등 4개의 유인도가 있는 도초면 화도권역은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는 내년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에 공모에 선정, 오는 2025년까지 특화된 어촌권역으로 관광기반이 구축될 예정이다.

팽나무길

여기에 신안군은 화도 옛 골목 복원과 생태하천정비, 간재미 섬 문화 마당 조성도 나선다. 또 전국 최대 규모의 수국공원과 연계한 명품 숲길 수국 테마로드와 체험장, 주거지 색채경관정비 등도 함께 추진한다.

이 곳 선착장 인근 바닷가 골목골목에는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약방, 전파사, 철물점, 이발관, 미장원 간판이 그대로 남아 있어 삶의 흔적이 곳곳에 온전하다. 온갖 잡동사니가 뒤엉켜있는 '도초의류'나 지금은 문을 닫은 양조장도 반가운 공간이다. 인근에서는 탁주로 꽤나 알려진 삼호도갓집의 원조다.

옛 골목의 끝자락엔 지난 1963년에 문을 열어 30여년을 한 곳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해 온 우체국이 정겹에 자리하고 있다.

수국공원

▲팽나무 명품 숲길

신안군은 도초면 화도 선착장에서 수국공원까지 이어지는 팽나무 숲길을 조성중이다.

수국조성 길

팽나무 숲길은 총 3.2㎞ 가운데 현재 1.5㎞ 구간에 팽나무 304주와 후박나무 200주, 감탕나무 700주가 들어섰다.

팽나무 명품 숲길은 박우량 신안군수가 1004섬 곳곳을 바다위 정원으로 만드는 '늘 푸른 생태환경의 아름다운 신안' 프로젝트 중 하나다.

팽나무는 물과 공기가 잘 통하는 모래자갈땅을 좋아해 바닷바람을 쐴 수 있는 곳에 치우쳐 산다. 도초도의 팽나무 숲길은 자연에 최적화됐다.

도초화도 골목

지난 2018년 도초도에 팽나무 숲길 조성 계획을 세운 신안군은 제격인 팽나무를 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발품 팔았다.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 제주도까지 찾아가 한두 그루씩 흩어져 있던 70년 이상 된 팽나무들을 기증받았다. 덩치 큰 팽나무들을 도초도에 옮기기까지 녹록치 않은 과정이 있었다. 화물차 1대에 한 주의 팽나무만 실어 옮겼으며 차량이나 선박 이동이 뜸한 야간을 이용해야만 했다. 자연에서 자생한 근원 직경 40cm~100cm까지의 팽나무만 운반하고 심었다.

지난 1월부터 토지 매입을 시작해 3월부터 성토를 거쳤다. 총 성토량만 5만7천루베에 이르렀으며 300명의 인력과 100여대의 중장비, 300대의 화물차가 투입됐다. 잔여구간에는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팽나무 300주를 식재 할 계획이다.


▲축제는 취소…관광객은 꾸준

도초도는 수국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도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섬 수국축제'을 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취소했다. 하지만 여름의 전령으로 알려진 수국 200만 송이는 '코로나19' 시국이 무색할만큼 형형색색 만개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싸목싸목 걷다 보면 알록달록 다양한 모양을 뽐내는 수국이 한데 어우러지며 애기동백과 느티나무 등 다양한 수목 3천주가 식재돼 볼거리도 다양하다.

축제는 취소됐지만 도초도에는 삼삼오오 짝지어 수백만 송이 만개한 수국을 보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 '자산어보' 세트장도 인기다. 흑산도로 유배당한 정약전이 섬 청년 창대를 만나 신분과 나이를 초월한 벗의 우정을 나누며 조선 최초의 어류도감 '자산어보'를 함께 집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준익 감독이 장소를 물색하다 이곳의 경치에 반해 촬영지로 택했다고 한다. 해무가 아득히 피어오르는 날이면 바다 끝에 보이는 우이도가 신비스럽다.

시목해수욕장도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초도의 명소로 꼽힌다. 주변에 감나무가 많다고 해 '시목'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5km에 이르는 백사장이 반달 모양을 하고 있으며, 백사장 뒤 해송 군락에 1만 평 규모의 청소년 야영장이 자리하고 있다.

인근 섬 사이의 갯바위나 배에서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으며, 해변 끝 목교를 지나면 임도가 잘 조성돼 있어 시목해변을 보면서 트레킹을 즐기기 그만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화도권역을 특화 경관 조성과 주민 복지 실현 등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관광거점 지역으로 개발할 계획이다"며 "낙후된 지역을 계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초생활기반과 문화시설 및 가로경관을 개선해 지역주민에게 더 나은 정주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안=박기욱기자 pkw4803@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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