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MBC 뉴스 유감

@김현수 입력 2021.08.26. 21:06

MBC 뉴스데스크(서울)는 지난 16일 '2조3천억원짜리 고속철도…줄어든 시간은 고작 2분'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했다.

뉴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광주송정에서 목포를 잇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공사에 2조3천억 원을 투입하고도 줄어드는 시간이 고작 2분이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의 요구로 '광주송정-나주-목포' 노선에 '무안공항'이 끼어들면서 노선이 S자로 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책연구기관인 KDI 보고서를 인용해 고속철도가 무안공항을 경유하더라도 이용객이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는 고작 2분 줄이려고 2조가 넘는 국민 혈세를 사용한 점과 지역 정치권의 무리한 요구로 노선이 이상하게 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고속철도가 무안공항을 경유해도 이용객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런데 이 뉴스가 간과한 부분이 있다. 현재 66.8㎞인 노선은 무안공항 경유로 11㎞ 연장되어 77.8㎞가 된다. 평균 속도는 115㎞에서 145㎞로, 26㎞ 증가한다.

총 노선이 늘어난 만큼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은 상식인데, 뉴스는 이 부분을 다루지 않았다. 평균 속도 증가 역시 마찬가지다.

무안공항 이용객 전망도 납득하기 어렵다. 무안국제공항 이용객은 2017년 30만여명에서 2019년 90만여명으로, 2년만에 3배 60만여명이 증가했다. 뉴스는 이후 상황은 살펴보지 않고 2017년 만들어진 보고서를 그대로 인용했다. MBC 뉴스 논리를 따르자면 호남고속철도 1단계(오송-광주송정)도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

호남고속철도 1단계는 건설 전 우려와 달리 개통 이후 예매가 힘들 정도로 이용객들이 넘쳐난다. 이 뉴스는 정부의 고속철도 건설 목적이 오로지 '시간 단축'인 듯, 이 점만 짚었다.

그런데 철도 관계자는 "시간만 단축하려면 대한민국 모든 철도 노선을 일자로 피면 된다"면서 "하지만 고속철도는 수요, 활성화 측면 등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지역민들은 2분 단축이 아니라 2초가 단축되더라도 고속철도의 무안공항 경유를 원했을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을 굳이 논하고 싶지 않다. 지역에 건설되는 고속철도 노선 결정에 지역민 의견이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김현수 서울취재본부 부장대우 cr-200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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