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과밀학급'

@김대우 입력 2021.08.01. 15:22

70~80년대 초등학교는 한 반 학생이 50~60명이던 때라 50번대 번호가 흔했다. 학급당 학생 수 법정정원이 60명이던 시절이다. 학생이 넘쳐나다보니 교사가 제자의 이름을 다 외우지 못할 정도로 '콩나물 교실' 문제가 심각했다. 서울에는 한 반 학생 수가 100명이 넘는 학교도 있었다고 하니 30명을 넘기면 '과밀학급'으로 분류되는 지금으로선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0명대로 떨어졌지만 '과밀학급'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전면등교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되면서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 학교는 전국적으로 1천374곳에 달한다. 이는 전체 학교(1만1천942곳)의 11.5%다.

광주는 초·중·고 1만4천704학급 가운데 815개가 '과밀학급'이다. 25명 이상 학급이 5천66개(34%), 전교조 등에서 주장하는 적정 인원 20명을 초과하는 학급도 1만1천760개(80%)나 된다.

학생 수 1천명이 넘는 과대학교는 21(초17·중 1·고 3)곳이다. 이중 전교생이 1천681명인 수완초는 학년마다 9~12개반,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6.7명에 달할 정도로 과밀이 심각하다. 광주 초등학교 평균 학급당 학생 수가 20.2명인 점을 감안하면 한 반에 6~7명이 더 많은 셈이다.

전교조는 감염병에 대처하면서 양질의 등교수업이 가능하려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며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광주교육정책연구소가 교원 1천4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서도 '학급당 16~20명이 적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로 심화된 교육 불평등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교육부는 2024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를 28명으로 줄이는 '교육회복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교원단체는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학급당 28명으로는 20평(67.7㎡) 남짓인 교실 내에서 안전한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주장대로 '학급당 학생 수 20명'을 유지하려면 학교를 늘리는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매년 학생이 수천명씩 줄고 있는 마당에 무턱대고 학교를 신축·증설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교육당국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미래 동량을 키우는 교육정책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그래서 '교육 백년대계'다.김대우 취재3부 부장대우 ksh43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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