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27명 중 유일한 1명

@윤승한 입력 2020.09.17. 18:30

"2시간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기 위해 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최근 대구에서 열린 건강식품 제품 설명회에 참석했던 60대 남성이 전체 참석자 중 유일하게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화제다.

설명회가 열린 건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의 한 빌딩 지하에서였다. 이날 총 참석 인원은 27명이었다. 대부분이 고령층으로, 대구는 물론 경남·북과 충북 등 각지에서 모였다고 한다.

이 설명회가 문제가 된 건 집단감염 때문이다. 27명의 참석자 중 26명이 감염됐다. 감염률이 무려 96%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각각의 해당 지역에서 새 감염원이 됐다.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바로 경북 상주에 사는 이 60대 남성이다. 최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갔던 이 남성은 모두 3차례에 걸친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주목할 만한 건 이 남성이 바이러스 감염을 모면한 과정이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행사장에 머물던 시간,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그는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그는 집을 나설 당시 KF94 마스크를 챙겼다. 집에서부터 대구까지 차로 1시간 거리였다. 지인 2명과 함께 이동하는 동안 그는 차안에서 단 한 차례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설명회가 진행된 2시간 동안에도 그랬다. 물을 마시기 위해선 마스크를 벗어야 했기에 그 마저 참았다고 한다. 동행했던 지인 2명과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그는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감염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다른 행사 참석자 모두가 확진 판정으로 해당 지역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할 때 그는 세심한 주의와 철저한 개인위생수칙 준수로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었다.

광주시가 최근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했다. 긴장이 조금 풀어질 법하다. 때문인지 다시 외출이 늘기 시작했고 느슨한 마스크 쓰기도 눈에 띈다.

화는 빈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법이다. 지금도 깜깜이·무증상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27명 중 유일하게 감염을 피한 경북 상주 60대 남성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 크다. 윤승한 논설위원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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