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이게 의사다

@류성훈 입력 2020.03.05. 18:27

엊그제 막을 내린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를 재밌게 봤다. 이 드라마는 지방의 외진 곳에 위치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와 열정 넘치는 젊은 의사들이 펼치는 ‘진짜 닥터’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낭만닥터’와 ‘현실닥터’ 스토리로 전개된다.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은 이름부터가 최신식 첨단의학을 다루는 병원과는 거리를 뒀다. 병원 내부는 오랜 세월 견뎌온 모습이었고, 간판의 불빛도 ‘담’자 하나가 깜빡거리면서 쇠락해가는 병원의 운명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돌담병원에서는 돈이나 권력, 경쟁에서의 승리보다도 환자를 소신껏 치료하고 살려내는 생명을 가장 우선시하는 의료인들의 헌신이 넘쳐나 필자를 포함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내세우는 거대 재단 측 의사들에 맞서 경영보다는 ‘어떻게든 사람은 살린다’는 원칙을 앞세우는 외과 천재 의사 김사부를 중심으로 한 의료진들의 저항이 통쾌함을 넘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줬다. 시즌2 결말에서, 돌담병원은 서울 본원인 거대병원으로부터 독립해 국가 지원을 받는 권역외상센터로 재탄생했다.

김사부 하면, 오버랩되는 의사들이 있다. 때마침 이국종 교수가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직을 내려놓고 평교수로 조용히 지내겠다는 시기와 겹쳐 김사부의 ‘낭만’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로 ‘낭만닥터 김사부’의 모델은 이국종 교수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드라마 속 설정보다 더 드라마틱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감염증 환자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으로 의료봉사를 떠나는 전국 의료진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에서는 의료진 5명, 전남에서는 공중보건의사 50여명이 대구로 떠났다.

감염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의무감이 앞선 것이다.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마친 뒤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진료실에서 나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돋보였다. 10년차 ‘정치인’ 안철수보다 본업인 ‘의사’ 안철수가 훨씬 잘 어울릴 정도로.

‘김사부’의 통쾌한 한 마디가 떠오른다. “봤냐? 이게 바로 의사라는 사람들이다.”

류성훈 사회부장 rsh@srb.co.k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