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29일까지
욕망의 실체, 대형 단색조에 담아내
인간의 욕망은 어디서 근원할까. 인간은 욕망이 다 채워지지 못할 것이란 것을 알면서도 어찌해서 끊임 없이 더 좋은 것을, 더 높은 곳으로를 갈구할까.
욕망을 10여년이 넘도록 탐구하고 또 그것을 화면에 옮기고 있는 작가 신창운이 3년 만에 17번째 개인전 'burned-out Desire(소진된 욕망)'을 열고 있다.
작가는 지난 2008년 인도로 유학을 떠난 바 있다. 떠나기 전 그에게 인도는 '신의 나라' '성자의 나라'인만큼 욕심이 없는 평온한 곳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2년 동안 공부하며 눈으로 보고 느낀 인도 역시 우리와 사는 모습이 같은 곳일 뿐이었다. 그는 이같은 모습에서 인간의 욕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결국 사람 사는 것은 다 같더라고요. 자기 안위를 걱정하고 삶의 행복을 계속해서 찾고 자식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습이 우리와 같았어요. 인간의 욕망이라고 하는 것은 근원이 무엇일까. 왜 인간은 욕망할까 생각하게 됐죠.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욕망이란 주제를 탐구해오고 있네요."
욕망하며 살아가지만 결국엔 모든 것을 누릴 수 없음을 인간은 잘 안다. 죽을 때즈음에야 비로소 부질 없음을 깨닫는다. 그것을 알면서도 끊임 없이 갈구하고 또 취하기 위해 약자 위에 올라서려는 이기심은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경쟁 속에서 세상의 잣대와 평가에 맞춰 살아가고, 주변을 의식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아님에도 걸치고 먹는 인간의 삶.
욕망의 세계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삶을 채워나갈 것인지 성찰할 수 있도록 이번 그의 전시는 명상의,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고요한 명상 시간과 같은 단색조의 그림들로 채워졌다.
기존에 화려한 색상을 사용한 아크릴 작업을 주로 해왔던 작가가 이번에 선보이는 대형 단색조 작품은 직전의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입체작품으로부터 출발한다. 당시 작품은 나무로 조각한 것을 태운 것이었는데 이것을 그림으로 옮겼다. 욕망들이 소진되고 난 후 더이상 욕망할 수 없는 상태를 나타낸다.
"화려하게 불타올랐던 욕망들이 소진되고 난 후의 모습을 담아냈어요. 숯처럼요. 더이상 욕망할 수 없는 상태, 에너지가 없는 상태를 보여줌으로써 그동안 욕망했던 것들이 헛된 것임을 보여줘요. 결국 욕망의 실체는 허위임을 말하는 거죠."
지난 2018년 10월 개인전 이후 약 3년 여의 작업이 담긴 이번 작품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팬데믹을 겪으며 인간의 이기적 욕망, 공동체보다 개인만을 위한 욕심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사건들이 두드러진 시간들이었기에.
"이번 작품으로 어떤 교훈을 주려는 것은 아니에요. 단색조의 대형 화면을 통해 차분한 마음을 갖고 '현재 내 모습을 갖기까지 나의 의도치 않은 행동들이 다른 생명체나 소외된 이들에게 횡포로 다가가진 않았을지' 생각해보는 장이 됐으면 합니다."
전시는 29일까지 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서.
한편 신창운 작가는 전남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인류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인도 국립현대미술관 인턴십 과정을 수료하고 인도 내셔널뮤지엄 인스티튜트에서 India Art & Culture과정을, 전남대 인류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광주와 부산, 서울 등지에서 17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이외에도 굵직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3 광주신세계미술상, 2006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청년작가상, 2007 광주미술상, 2011 하정웅 청년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무클리] 광주 상생카드 10월부터 재개 [약수터] 탑건아주 어렸을 적 석양을 배경으로 이륙하는 비행기와 함께 달리는 오토바이를 영화에서 본 적이 있었다.초등학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 그때 그 장면은 성인이 돼서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도 추억 속에 남아있을 정도로 강렬했었다. 바로 영화 '탑건'이다.너무나 유명한 영화이기에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36년 만에 후속편 '탑건: 매버릭'이 개봉하면서 화제가 된 영화를, VOD로 나온 시점에서야 볼 수 있게 되면서 다시 옛 추억에 빠져들었다.젊은 날의 주인공인 '톰 크루즈'는 60살을 넘어선 환갑의 나이가 되고, 라이벌이었던 또 다른 배우인 '발 킬머'는 후두암 투병 중에도 출연을 강행하는 등 다시 만난 주인공들은 여전히 나에겐 지금의 나이 든 모습보단 1편의 젊은 모습이 오버랩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영화야 당연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지만 영화에서 주는 '또 다른 시대상'은 씁쓸함을 안겨줬다.바로 인간을 대체하는 무인화, 자동화 이야기다.극 중에서 파일럿이 전투기를 조종하기보단 무인기 시대가 도래했다며 더는 인간이 비행기를 몰지 않는다는 내용이 나온다.인간보단 기계,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시대가 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영화에서는 결국 자동화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인간이 직접 해결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린다. 어찌 보면 '아직 인간의 영역을 기계가 대신할 수 없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인간의 영역이 급속도로 사라지기보다는 더 천천히 오래갈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나도 옛날 사람은 옛날 사람이구나'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그래도 아직은 차갑기만 한 자동화의 세상보다는 덤도 주고, 인정도 가끔 만날 수 있는 인간의 세상이 좋다.서로 언성도 높이기도 하고, 화해도 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우는, 그런 인간적인 모습을 보다 오래 느끼고 만나고 싶다.그래서인지 '탑건: 매버릭'에서 나온 "It's not the plane, It's the pilot."(비행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조종사가 중요한 거야)이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대우repo333@mdilbo.com[무클리(무등일보+위클리)]1. 광주상생카드 10월부터 재개… 1인당 한도는 절반으로지난 6월 초 할인 구매와 충전 서비스가 중단된 광주 상생카드가 오는 10월부터 재개됩니다. 1인당 구매 한도는 기존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어듭니다.2. '간부들의 무덤'… 광주 동부경찰 간부 또 '감찰'광주경찰 간부들의 비위행위가 잇따르면서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입니다.3. 상생발전협의회 있는데…"민관협의체 요구 기득권 지키기"그동안 광주 복합쇼핑몰 입점을 저지해 온 일부 상인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민관협의체' 구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나오고 있습니다.4. 구도자처럼 살다간 거장 조각가의 생애광주시립미술관에서 '영원을 빚은, 권진규'전이 10월 23일까지 진행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으로부터 대여받은 기증작품 58점과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미술기관 뿐 아니라 개인 소장자들에게 어렵사리 빌려온 작품을 더해 새롭게 기획됐습니다.5. '나성범 효과' KIA, "이 맛에 현질한다"나성범은 24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팀이 치른 108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단순히 출전에 그치지 않고 타율 3할 2푼6리 18홈런 83타점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오늘의 한컷]추석을 앞둔 22일 나주배 출하 작업이 시작됐다. 전남 나주시 부덕동 나주배원예농협 부덕유통센터 선과장에서 배 선별사들이 나주 황금배 출하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기사 바로가기[문화를 함께 즐겨요]김세진 개인전 '자유낙하'가 내달 7일까지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 갤러리 1,2층에서 열립니다.▶기사 바로가기[MUVIDEO]▶기사 바로가기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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