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26일 소촌아트팩토리
30여년 천착해 온 소재 가족
생략하고 단순화한 표현 '눈길'
생명을 품고 길러내기에 흙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흙은 따스하고 안정적이며 풍요로운 느낌을 준다. 테라코타 작업에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조각가 김용우는 이러한 흙의 속성에 집중한다. 테라코타는 흙을 반죽해 만들어낸 조각을 구운 것으로 작가는 오랜 시간 흙을 만지며 다양한 주제를 실험해왔다. 그 끝엔 '가족'이 있었다. 흙의 따스함이 가족의 온기와 닮았기에.
이후 30여년 동안 가족을 흙으로 빚어내며 다양한 시도를 선보여왔던 그가 17번째 개인전을 광주와 서울에서 연다. 이번 개인전 또한 주제는 '가족'이다. 테라코타 작품 26점과 석조각 6점이 전시된다.
지난 2018년 개인전을 가진 이후 근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업은 이전보다 인물을 단순화했다. 이전의 가족상은 표정이 있고 손이나 발 등 신체 부위가 선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됐다면 근래의 가족상은 보다 단순화됐다. 선보다는 면이 위주가 됐다. 얼굴은 있지만 눈코입은 없다. 손과 발은 곡선화했다. 인체를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작품이 주는 느낌에 따라 인체를 단순화시키고 재구성했다.
가족상의 주된 심상은 이전 작업과 변함없이 따스한 사랑이지만 상을 단순화함에 따라 관람객은 자신의 상상력이나 현재의 감정 혹은 바라는 심상에 따라 가족상을 달리 바라보게 된다.
작가는 "점차 면 작업을 하기 위해 20년을 가까이 점진적으로 작업에 변화를 줘왔다"며 "굳이 이목구비를 표현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 작품이 주는 느낌에 의지하고 싶었다. 설명할 필요없이 관람객들에 해석을 맡기려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최근 연구해 온 다양한 테라코타들도 만나볼 수 있다. 테라코타는 흙 속의 철분 양에 따라, 또 가마불의 온도에 따라 색상이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번 작품들은 1천160~1천230도에서 소성했으며 안료를 바른 작업물도 볼 수 있다.
그는 "여러 종류의 테라코타를 내놓게 됐다. '이런 것도 테라코타구나'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무엇보다도 최근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작품을 보며 '식구란 무엇인가' 생각도 해보고 또 가족의 마음을 서로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광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진행되며 이후 26일~11월 9일 경기 하남에 위치한 갤러리 오엔에서 이어진다.
김용우 작가는 호남대 미술학과와 조선대 대학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17회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역 중진 작가다. 현재 광주시공공디자인위원회 심의위원과 테라코타환경조형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개인전을 기념해 갤러리 콘서트 '위로해 Dream'도 열린다. 대학가요제 은상 수상자 출신 김정식과 테너 송봉섭으로 이뤄진 크로스오버 듀오 메타노이아가 가을밤 정취를 선사할 예정이다. 광주 전시 콘서트는 소촌아트팩토리에서 10월 10일 오후 5시에, 서울 전시 콘서트는 10월 29일과 11월 5일 오후 5시에 갤러리 오엔에서 진행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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