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해외 20여개 도시서 수집
독립운동 자금 모금 역사 한눈에
서울 외교타운서 31일까지 전시
이역만리 타국 사탕수수 밭에서 땀 흘려 번 돈을 고국의 독립을 위해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내 온 쿠바 한인들의 이주 역사가 100년이 되는 올해. 쿠바 이주 10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는 쿠바 한인들의 희로애락과 독립운동 자금 모금 운동 당시가 담긴 사진과 자료 등이 전시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쿠바 한인사회의 역사는 1905년 멕시코로 이주했던 한인 300여명이 1921년 쿠바로 재이주해 형성되면서 시작한다. 쿠바에 도착한 한인들은 나라 잃은 설움을 극복하고 한인들의 단합을 위해 대한인민국회 쿠바지방회를 결성하고 독립운동 자금 모금에 앞장섰다. 쿠바 한인들은 1921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탕수수 밭에서 노동해 번 돈을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미국에 있는 대한인국민회 총회에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냈다.
이같은 쿠바 한인들의 공로는 수십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지난 2015년 쿠바 한인 30여명에 건국훈장 애국장과 애족장, 건국포장 등의 서훈이 추서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김재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미국의 뉴욕과 캘리포니아, 워싱턴, 플로리다, 멕시코의 메리다와 멕시코시티, 티후아나, 쿠바의 아바나와 마탄자스, 마나티 등 해외 20여개 도시를 직접 돌아다니며 모아온 쿠바 한인 자료 5천여점 중 250여점으로 꾸려졌다.
김 교수가 쿠바 한인에 주목하게 된 건 지난 2015년 광주학생독립운동 연구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대한인국민회 기관지인 신한민보 기사를 검색하다 쿠바에서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지지하고 후원금을 보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내용으로 쿠바 한인 이승준 선생이 훈장을 받고 이외에도 10여명의 한인에 서훈이 추서된 것까지 알게 된 김 교수는 그 길로 쿠바로 향했다. 미국과 멕시코 한인들이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지지했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쿠바 한인들에 대한 내용은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쿠바로 향한 김 교수는 현지에서 서훈을 추서 받은 분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 후손들은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쿠바 한인들의 독립운동 지원 역사와 이들의 이주 역사에 대해 알게 됐다. 그렇게 쿠바 한인 후손들을 한 명 한 명 만나기 시작한지 어느덧 7년째가 됐다.
김재기 교수는 "외교부 요청으로 쿠바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한인들을 알리는 전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쿠바에서 이주 100주년 행사는 못하지만 국내에서라도 이런 행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쿠바 한인들의 존재와 의미를 알리고 싶었다. 한국인으로서 이역만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국민과 함께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전시"라고 말했다.
쿠바한인 이주 100주년 기념 '쿠바 한인 100년의 발자취'는 31일까지 서울 외교타운 1층에서 전시된다. 이어 5~6월께 광주에서 광주독립학생운동과 함께 쿠바 한인 이주 100주년을 알리는 기념전시를 열 계획이며 국회에서도 전시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 · 북극 예술 대한 인상, 양림동에 펼쳐내다
- · 따사로운 봄 '합창·발레·국악' 힐링 선사
- · 깊은 바다에 너와의 기억 묻은 지 10년
- · 도심 한복판서 받는 위로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