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사랑하는 애호가들
소장작 공유해 전시 마련 눈길
강운·채종기·한희원 등 작가도
그리운 이들과 다정하게 밥 한끼하면서 좋은 작품으로 마음의 위로를 얻는 풍경은 어떨까.
이같은 소망을 담은 따듯한 전시가 새해 벽두 동구 예술의 거리에 선보인다.
지역의 예술인과 철학자 등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새해를 맞아 시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희망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동구 예술의 거리 카페 '달정원'에서 열리는 '달정원 연가Ⅰ'가 주인공이다. 전시는 4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이번 전시는 달정원을 아끼는 문화 예술인와 예술 애호가들이 앞이 캄캄한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작은 위안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오며가며 카페에서 정담을 나누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작은 위로를 전할 방법을 논의하다, 자신들이 소장한 미술작품들을 공유하는 작은 위로의 무대를 마련키로 하면서 하나의 전시가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은 만큼 낭만과 예술이 흐르던 예술의 거리가 침체되고 있음에도 주목했다. 여기에는 박성수 전 광주전남연구원장와 성진기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 용희경 달정원 사장 등 예술 애호가들과 강운, 김혁정, 차성연, 채종기, 한희원 등 지역 예술인들이 동참하면서 전시폭이 커졌다.
지역 원로 강연균 선생 작품부터 강운, 송필용, 채종기, 한희원 등 지역 중진작가들의 작품이 풍성하게 마련됐다. 장르도 회화부터 서예, 도예까지 다양한 구성을 이뤄 카페서 차 한 잔하며, 밥 한 그릇하며 넘치는 예술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달정원 연가' 시리즈 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3월 즈음에는 코로나19로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이들에게 심리적으로라도 아름다운 정서를 선물할 수 있는 꽃을 주제로 한 전시를, 5월에는 '오월 광주'의 의미를 살려 예술로 승화한 오월 작품 전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들은 "아름다운 그림과 따뜻한 차가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코로나 시름을 떨구고 삶 중에서 가장 빛나는 2021년 새해를 설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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