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나 와 세상과 정면 승부한 시간들"

입력 2020.06.05. 18:20 김혜진 기자
[한희원 안식년 귀국전 11일~내달 7일]
조지아 트빌리시 작업물 360여점 선봬
유화 등 현대적·실험적 조형기법 눈길
시로 담아낸 감성 한데 묶어 시화집도
한희원 화백

"10개월 여를 조지아에서 하루에 두 작품을 만들며 작업에 몰두했어요. 새로운 환경에서 자주 사용하던 유화 대신 아크릴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어요. 이번 전시는 기존의 제 작품과는 사뭇 다른 작품들로 꾸며질 겁니다."

지난 4일 한희원 화백이 오는 11일 갖는 트빌리시 귀국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한 화백은 지난해 안식년을 갖고 3월부터 12월까지 러시아와 터키 사이에 위치한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로 떠나 작업 활동에 매진했다.

한희원 작 '아코디언 메고 가는 사람'

송정동에서 났지만 전 생애 대부분을 양림동에서 보낸 그에게 트빌리시의 풍경은 전혀 낯설진 않았을테다. 기독교 색채가 풍기는 도시의 모습, 옛 것을 품고 있는 우직함, 많은 골목골목이 자극하는 향수는 양림동과 트빌리시를 겹쳐보이게 한다.

그는 트빌리시를 안식년의 도시로 삼게 된 이유에 대해 '고향같았다'고 표현한다.

한 화백은 "5~6년 전 성지순례로 조지아 트빌리시에 가게 됐는데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모습에 감동 받았다"며 "이상하게도 타국에서 고향의 느낌을 받았고 이것을 인연으로 트빌리시에서 머물며 작업에 몰두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희원 작 '비 내리는 마르자니쉬빌리'

낯선 타지에서 짧게나마 생활을 꾸리게 된 그는 언어도 통하지 않는 이방인이 됐다. 이방인이기에 신경 쓸 곳도, 신경 써야할 곳도 없었다. 시와 그림 작업에 완전히 빠져살 수 있게 한 것이 '이방인'이라는 위치였다.

한 화백은 눈만 뜨면 그림 작업에 몰두했다. 하루에 두 작품씩 만들었을 정도다. 시도 틈틈히 썼다. 작품들은 간간히 트빌리시를 방문하는 지인과 가족을 통해 40여 개씩 한국으로 보내졌다. 10개월 동안 만들어진 그림은 360점에 달하고 시는 70편이다.

낯선 곳에 온 만큼 다양한 작품을 제작해야겠다 마음 먹은 그에게,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유화는 작업과 건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 맞지 않는 옷이었다. 대신 태어나 처음으로 사용해보는 아크릴물감을 주로 활용했다. 긁고 빗고 뿌리며 조형적 실험을 시도했다. 1980년대 민중미술 시절 이후로 오랜만에 인물을 그렸다. 그에게 트빌리시는 실험의, 변화의 장이었던 셈이다.

한 화백은 "새로운 작업 환경이 마련된 만큼 기존의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기존의 문학적 그림에서 벗어나 조형성이 드러나는 그림도 시도하는 등 작고 큰 변화를 줬다. 트빌리시에서의 작업은 인생의 큰 변환점 중 한 지점이다"고 설명했다.

트빌리시에서 작업한 그림은 11일~다음달 7일 광주문화공원 김냇과에 전시된다. 트빌리시에 작업한 25호 크기의 360여점과 귀국 후 작업한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그림과 함께 작업한 시는 시화집 '이방인의 소묘'로 9일 출간된다. 트빌리시에서 쓴 시 70편 중 45편과 기존에 써온 시 중 41편 등 총 86편의 시, 트빌리시의 모습이 담긴 그림 70편 등이 함께 실린다. 지난 1985년 순천문학 창간동인으로 참여해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지 35년 만에 낸 그의 첫 시집이기도 하다.

한 화백은 "트빌리시에서의 시간이 작업 후반기 새로운 길에 대한 갈피를 잡는데 큰 자산이 됐다"며 "이번 전시와 시화집을 통해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그의 안식년은 지역 예술애호가 노동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민콘 대표이사)과 박헌택 영무토건 대표, 조덕선 SRB미디어그룹회장 등이 한국 최초로 마련해 이뤄졌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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