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봄이 왔다, 미술관에 핀 매화

입력 2020.02.11. 18:05 김혜진 기자
‘윤회도자화…’전
14~내달 17일 은암미술관
윤회매와 도자기의 은은한 어울림
‘소영암향…’전
내달 30일까지 무각사 로터스
현대 수묵화로 다양한 매향 담아내
김창덕 작 ‘윤회도자화’

봄이 온다는 입춘(立春)이 지났다. 겨우내 옷깃을 여미게 한 칼바람 끝도 다소 부드러워졌다. 꽃들도 꽃을 틔우려 봉오리를 머금는 가운데 봄 꽃 중 가장 빨리 꽃을 피우는 매화가 벌써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은암미술관에서 열리는 다음 김창덕 ‘윤회도자화, 찻잔에 잠기다’전과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서 진행되고 있는 문봉선 ‘소영암향 (疎影暗香)-달빛 아래 매화향기’전을 통해서다.

짧은 기간 피었다 지는 매화를 밀랍으로 만들어 오래도록 볼 수 있도록 한 윤회매가 도자와 만나 은은하고도 단정한 분위기를 전한다.

다음 김창덕의 ‘윤회 도자화, 찻잔에 잠기다’전이 14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은암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창덕이 지난해부터 창작한 윤회매 작품 30여점으로 구성된다.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윤회도자화는 평면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전의 전시 때마다 윤회매가 상하는 경험을 통해 이같은 형태의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을 보존하기 위한 선택이었으나 이를 통해 새로운 미학적 표현을 끌어내려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돌가루 작업 등을 거쳐 완성한 도자화와 이 도자 위나 배경에 비치는 윤회매의 그림자 등이다. 이전의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다른 이미지와 가치로 호젓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윤회매 작품 뿐만 아니라 윤회매를 창제한 이덕무 선생의 저술 총서인 청장관 전서 중 제62권인 ‘윤회매 십전’을 한자와 한글로 필사한 작품도 선보인다.

작가는 ‘윤회매 십전’을 6개월에 걸쳐 필사한 후 이어붙여 총길이 22m76㎝ 크기의 작품으로 제작했다.

전시회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관람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29일 오후 3시에는 윤회매를 제작하는 모습도 공개한다.

전시 오픈날인 14일 오후 4시에는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라는 제목의 개막 공연도 갖는다. 밀랍으로 만든 매화를 그림자 놀이와 윤회매의 영상작업, 전통 바라춤이 어우러져 퇴계 이황이 평생 매화를 사랑한 느낌을 표현한다.

다음 김창덕은 “윤회매의 꽃잎은 밀랍으로 만들었고 꽃술은 노루털과 옻칠, 황을 살린 색의 조합이다”며 “매화를 담고 있는 도자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담백함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김창덕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에서 불교미술사를 전공한 화가 겸 퍼포먼스 아티스트, 다도가, 테크노 바라춤 창시자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공연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의 청화백자’전, 2015년 4월 밀라노 트리에날레 오픈 공연 등으로 주목받아 왔다.

매화, 모란, 작약, 국화 등은 동양화의 주된 소재다. 그 중 가장 먼저 피어 시인과 화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꽃 매화가 묵향 가득 머금고 봄과 함께 찾아와 관람객들을 만난다.

문봉선 화백의 ‘소영암향-달빛 아래 매화 향기’전이 오는 4월 30일까지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문 화백은 매화 공부에만 20여년을 매달려온 작가다. 그는 매화의 매력으로 청순함과 햇가지의 강인함, 가장 먼저 피는 선구자의 부지런함, 눈 속에서 향기를 발하는 고고함, 땅을 향해 비스듬히 피는 모습서 볼 수 있는 겸손함을 꼽는다.

이번 전시 또한 매화를 주제로 현대 수묵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서정적 작품 40여점으로 구성됐다. 중국의 매화 그림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조선시대 그림 속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매화 줄기 모습, 매화향이 가장 짙은 밤 중 달과 매화의 어우러짐 등을 담아냈다.

또 매화가 있는 시서화(詩書畵)도 걸렸다. 이는 작가에게 하나의 도전이었다.

문 화백은 “몇 해 전부터 시서화가 조화를 이룬 매화그림을 그리고 싶었으나 시가 좋으면 그림이 떨어지고 그림이 좋으면 화제가 어울리지 않았다”며 “또한 글씨가 거슬려 망설이기를 반복하던 중 최근 그린 작품들 중 몇 개를 골라 책으로 엮어보기로 했다. 시는 주로 퇴계 이황의 ‘매화시첩’과 조선시대 매화시에서 골라 옮겼으며 더러 중국 시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봉선은 홍익대 동양학과 교수로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중국 남경예술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중앙미술대전 대상,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선미술상, 한국평론가협회 작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서울미술관, 포스코미술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에서 다수의 전시를 열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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