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에 대해 '폭동'이라며 사실 관계를 왜곡해 수업을 진행한 경주 위덕대학교 박훈탁 교수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12일 박 교수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어떠한 해명과 이유도 상처받은 많은 국민과 관계자 . 5·18(유가족·관계자)분들 위덕대학교 구성원들의 분노와 아픔과 슬픔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5·18과 관련한 다른 견해와 스스로의 학문적 입장을 소개하는데 있어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입힌데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학문적 내실을 다지고 성찰하고자 모든 대외적 활동을 중단하고 개인적 성찰과 학문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시 한번 이번 일로 깊은 마음의 분노와 아픔과 상처를 받으신 대한민국 국민과 5·18유가족과 관계자, 위덕대학교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위덕대학교 총학생회는 이날 사과문을 영상으로 촬영해 관련된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총학생회 유튜브와 SNS에 게시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해당 교수와 지속적인 면담을 통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간격을 좁히고 해당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며 "총학생회의 지속적인 대화와 요청에 해당 교수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의 언행으로 상처 받은 모든 이들에게 사과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의 사과를 이번 논란과 관련된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총학생회 유튜브와 SNS에 게시하기로 했다"며 "총학생회는 인류애와 정의를 구현한다 라는 기본적인 신념 아래 지속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교수는 최근 진행한 '사회적 이슈와 인권' 과목 4주차 2교시 비대면 수업 과정에서 사전검열과 표현의 자유를 설명하며 "광주 폭도들이 광주 교도소를 다섯 차례나 습격했는데 이게 민주화운동이냐," "광주에서 죽은 사람들의 70%가 카빈 총을 맞고 죽었다. 카빈 총은 폭도들이 무기고에서 탈취한 총으로 '폭동'이다", "5·18에 북한군이 투입된데 따라 전두환의 광주 진압은 정권을 방어한 것이 되고,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아 내란목적 살인으로 재판을 받은 것은 무죄"라는 등의 왜곡과 폄훼 발언을 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 갈수록 걱정되는 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조사위 보고서 평가 간담회를 열고 5·18조사위가 내놓은 직권조사 과제별 조사결과 보고서를 평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작성 중인 종합보고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잘못 알려진 5·18 역사를 바로잡아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이 돼야 할 보고서에 5·18의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 등이 일절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27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조사위는 오는 6월26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한다.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34조에 '활동이 종료될 경우 6개월 이내에 위원회의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5·18조사위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를 마친 뒤 종합보고서와 함께 진상규명 의결서,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또 지난 4년간의 공식 조사 활동 기간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사진·영상 등 모든 자료는 국회 동의를 얻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그러나 작성 완료 기간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종합보고서의 구성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전체 1천400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는 제1장 총론(200쪽), 제2장 계엄군의 진압작전(200쪽), 제3장 민간인 희생(350쪽), 제4장 인권탄압사건(300쪽), 제5장 북한개입설(100쪽), 제6장 진상규명 불능 과제(250쪽) 순으로 구성됐다.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5·18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격, 진상규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진상규명이 갖는 의의에 대한 서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반면 국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중 하나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유신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식 확산' 등 항쟁의 역사적 배경과 '유신체제의 종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가 자세히 담겨있다.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8·15 광복 전후 제주도의 상황이나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사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이와 관련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장 총론에 위원회의 설립과정, 조직·예산·연도별 조사 활동, 대정부 권고안이 담기는 데 사실 설립과정이나 조사 활동은 백서에나 들어갈 내용이다"며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5·18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성격, 5·18이 갖는 의의를 종합보고서에 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새로운 왜곡·폄훼의 근거가 될 것 같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지금이라도 종합보고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초안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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