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대사 알프레드 대주교, 전국 교구장 참여
"한국민주주의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광주 젊은이들과 시민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위대한 역사입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 모두와 생명을 보호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17일 오후 7시 북구 임동주교좌성당에서 연 기념미사에서 교황 메시지를 낭독한 교황 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운동의 의미와 정신을 이같이 밝혔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교황께서는 이번 5·18 40주년 기념행사가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데 기여하고 한국 국민들 마음 속에 연대와 형제애를 증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선과 진리와 정의를 향한 열망이 북돋아지기를 희망하셨다"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 집전으로 진행된 이날 미사는 '우리는 그날처럼 살고 있습니까?-대동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나눔과 연대'를 주제로 5·18 4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이를 통한 연대와 나눔의 삶 생활화 등의 의미를 되새겼다.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과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대전교구 김종수 주교 등이 각각 참석했다.
염 추기경을 비롯해 천주교 전국 교구장이 대거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사는 천주교 관계자와 신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7시 1부 공동 십자가의 길로 시작되며 2부 기념미사와 3부 기념행사로 각각 진행됐다.
5·18 40주년 기념 영상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시청과에 이어 연단에 선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 5·18 이야기'에서 "신군부의 국가폭력으로 어머니들은 소중한 자식들을 잃고 피와 눈물로 일생을 보냈다"며 "이땅에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고 5월의 정신이 용서와 화해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은 "광주에서는 해마다 멈춰버린 시계처럼 80년 5월을 다시 기억하며 한자리에 모인다"며 "이번 40주년 그동안 지나온 시간을 성찰하고 다가오는 50년을 새롭게 준비하고 역사의 매듭을 지어야 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는 교황 메시지 낭독, 염수정 추기경 발언, 광주대교구 5·18 40주년 준비위원장인 옥현진 총대리 주교의 감사 인사,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순으로 마무리됐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갈수록 걱정되는 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조사위 보고서 평가 간담회를 열고 5·18조사위가 내놓은 직권조사 과제별 조사결과 보고서를 평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작성 중인 종합보고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잘못 알려진 5·18 역사를 바로잡아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이 돼야 할 보고서에 5·18의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 등이 일절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27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조사위는 오는 6월26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한다.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34조에 '활동이 종료될 경우 6개월 이내에 위원회의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5·18조사위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를 마친 뒤 종합보고서와 함께 진상규명 의결서,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또 지난 4년간의 공식 조사 활동 기간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사진·영상 등 모든 자료는 국회 동의를 얻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그러나 작성 완료 기간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종합보고서의 구성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전체 1천400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는 제1장 총론(200쪽), 제2장 계엄군의 진압작전(200쪽), 제3장 민간인 희생(350쪽), 제4장 인권탄압사건(300쪽), 제5장 북한개입설(100쪽), 제6장 진상규명 불능 과제(250쪽) 순으로 구성됐다.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5·18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격, 진상규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진상규명이 갖는 의의에 대한 서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반면 국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중 하나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유신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식 확산' 등 항쟁의 역사적 배경과 '유신체제의 종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가 자세히 담겨있다.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8·15 광복 전후 제주도의 상황이나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사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이와 관련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장 총론에 위원회의 설립과정, 조직·예산·연도별 조사 활동, 대정부 권고안이 담기는 데 사실 설립과정이나 조사 활동은 백서에나 들어갈 내용이다"며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5·18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성격, 5·18이 갖는 의의를 종합보고서에 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새로운 왜곡·폄훼의 근거가 될 것 같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지금이라도 종합보고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초안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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