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혼돈의 시대에 정신적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글들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최근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쓴 글들을 한데 모은 인문서 '마음을 열어주는 지혜- 영혼에 빛을'(전 2권·동산문학사 刊)을 펴낸 리정훈(83·前 광주시인협회 부회장) 시인은 책 출간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저술에 1959년부터 현재까지 60여년 동안 자신이 쓴 1천350여편의 글을 책 2권에 담았다.
각각의 글들은 그의 육필을 그대로 수록, 의미를 더했다.
글들은 명심보감과 논어, 잠언, 금강경 등에서 교훈적 의미 외에도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문장을 자신이 직접 선별해 읽을 수 있도록 쓰여졌다.
리 시인은 "사람은 누구나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자 하는데 현대는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문제, 이념적 대립, 기후변화, 코로나 19 퍈데믹 등 인류를 고통과 고민 속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며 "수천년 전 성현들의 말씀과 학자들의 글, 다양한 매체에서 고른 좋은 글들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해당 글들의 원작자에서부터 다양한 자료 수집, 우리말 번역 등을 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과 발품을 팔았다"며 "정확한 연대와 출처도 명시했고 독자들이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6개월 동안 편집에도 정성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혜가 담긴 글들을 읽다보면 고달픈 삶과 영혼에 위안과 평온이 깃들 것이라 확신한다"며 "오래 전 쓰여진 글들임에도 시대를 초월해 그 교훈과 의미가 전해진다는 그 자체로 놀랍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원고를 정리하는 데 출판 마무리 단계에서 감수해 주는 사람이 없어 애를 먹고 고단함의 연속이었다"며 "하지만 어려운 작업을 수월하게 마치고 책으로 낼 수 있어 인생의 중요한 숙제 하나를 끝낸 느낌"이라고 피력했다.
남인 리정훈 시인은 보성 조성면에서 태어나 광주사범과 조선대 법학부를 나와 40여년 동안 교육계에서 일했고 광주문인협회 이사와 (사)NGO한국유권자연맹 광주 부회장 및 상담실장,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회원으로 활동했다. 시집 '자운영풀꽃'과 '가을을 남기고 간 흔적' 등이 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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