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무엇이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설렘과 추억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상징성 때문이다. 무엇이건 처음은 그 자체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기억을 동반한다.
구홍덕씨가 자신의 첫 시집 '후…하고 불어보렴'(도서출판 은혜刊)을 펴냈다.
그의 이번 시집은 지난 2016년 등단 이후 쓴 3천여편의 시 중 자연을 노래한 시 250여편을 골라 엮었다.
각각의 시편은 순수한 자연에 대한 서정을 담보한다.
"반가운 봄비가 내리니/ 벚꽃이 눈물을 흘린다// 그것도 한방울 두방울이 아닌/ 후두두둑…/ 온 땅위가 연분홍빛 벚꽃 눈물로/ 현란스럽게 달려 있다//반가운 봄비가 내리니/ 벚꽃이 연분홍빛 눈물을/ 하염없이 땅 밑으로 흘리고 있다//한 방울 두방울이 아닌/후두두둑…"(시 '연분홍꽃 벚꽃 눈물' 전문)
시인은 이렇듯 꽃과 나무, 풍경으로 펼쳐지는 자연에 대한 시선을 해맑고 깨끗한 시어로 담아냈다.
구홍덕 시인은 "수년 동안 쓴 시편 중 자연만을 주제로 한 작품만을 골라 한데 묶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편들을 통해 해 자연과 삶을 주제로 언어를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6년 계간 국제문학 추천으로 신인작가상을 수상, 등단했고 현재 광주시 북구에서 한국철학대학평생교육원을 운영 중이며 무등일보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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