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
레나르트 위트베이 외 지음/ 세상/ 1만6천원
모든 조직과 구성원은 기본적으로 일을 잘 학고 싶어하며 혁신을 내세운다.
혁신 과정에서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 사고 방식의 변화는 모두가 말하는 일관된 주제다.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나온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는 스웨덴 국세청이 오랜 노력 끝에 두려워하는 세금징수 기관에서 사랑받는 서비스 기관으로 탈바꿈하게 된 성공 이유와 개혁의 과정을 담았다.
대부분 국가에서 납세자들에게 국세청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스웨덴 국세청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세무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아 자신의 직업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스웨덴 국세청은 자신들의 특권을 버리고 스웨덴 정부기관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기관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세무조사를 한 후 오히려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고 기업인들이 세무공무원을 좋아한다고 한다.
저자들은 조직문화의 변화, 고객에 대한 친절한 응대의 중요성, 높은 수준의 신뢰에 대해 서술하며 국가기관의 가장 중대대하고 막각한 자산은 바로 '신뢰'라고 확신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스웨덴 최고 권력기관이 어떻게 믿음을 확득했는가에 주목했다.
저자들은 무엇보다 자신들이 실제로 겪었던 체험과 사례를 좀 더 개인적 관점에서 이야기로 풀어냈다.
스웨덴 국세청은 개혁 이전까지만 해도 세금추징 실적을 우선시하는 '공포'의 세금 강제집행기관에 지나지 않았다.
납세자의 실수를 찾아내 세수를 늘리는 실적 경쟁이 핵심 업무였다.
가장 많은 돈을 추징한 세무조사 공무원이 속한 부서의 부서장은 포상으로 부서원들에게 바비큐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저자들 역시 세무조사 부서에 근무했었다.
그러나 세무조사 업무를 하면서 그 실질적 목적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품게 됐다.
저자는 이후 강제집행 전략, 서비스, 조직, 기획, 신뢰와 태도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국세청 발전 전략'에 착수했다.
이처럼 개혁은 누가 시켜서 시작한 것이 아닌 이 사회에 기여하려는 내부적인 개혁에서 비롯됐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통찰력이 변화에 매우 긍정적 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는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고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은 행동방식의 변수가 된다.
조직이 고객응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단순히 고객에게 립서비스를 하는 차원이 아님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이기도 하다.
아콥 할그렌 주한스웨덴 대사는 "이 책은 스웨덴 조세제도가 모든 국민을 위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내겠다는 궁극적 목표 아래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한국 독자들이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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