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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대로 지쳤지만 힘든 축산 농가에 힘 보태고파"

입력 2021.02.24. 18:09 수정 2021.02.24. 18:57
[나주시 AI 방역현장 가보니]
멈추지 않은 AI 감염 확산
하루 평균 300대 차량 소독
AI방역팀, 겨우내 피로 누적
"농가 어려움 해소에 큰 보람"
나주시 왕곡면 거점소독시설에서 축산농가 방문 차량이 소독시설을 통과하고 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저희보다 더 힘든 축산 농가를 보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24일 나주시 왕곡면 장산리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 지난해 11월27일 정읍에서 당해 첫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한 후 나주시 AI방역팀은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양계는 물론 사료와 분뇨까지 축산 농가를 방문하는 모든 차량은 이곳 거점소독시설을 거쳐야 진입이 가능한데, 이 때문에 하루 평균 300대 이상의 차량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축사 관련 차량의 경우 GPS 장착으로 경로 추적이 이뤄지고 있어 여간해서는 AI방역에 틈이 생길 수 없지만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AI 때문에 피로감은 날로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12월7일 나주 세지면 죽동리 육용오리 농가에서 AI가 발병하자 비상이 걸렸다. 해당농가는 3만2천마리의 육용오리 1농가였지만 당시 인근 15농가 54만7천87마리가 살처분됐다.

나주시 축산과 정희봉 AI방역팀장은 "AI가 발병한 지난해 12월에는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잠도 제대로 못하고 온종일 방역에만 매달렸다"며 "17년째 업무를 맡고 있지만 AI확산기인 겨울이면 과중되는 업무에 몸이 남아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업무를 견디지 못해 팀을 떠나는 이들도 생겨났다. 아예 공무원 시험을 다시 준비해 타 지역으로 가는 직원도 있었다. 겨울만 되면 24시간 내내 AI에만 매달려야 하고, 매번 반복되는 확산세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방법도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의 경우 12월7일 영암 시종면에서 첫 AI가 발병한 이후 이날까지 91농가에서 닭 246만8천마리, 오리 102만4천마리 등 349만2천 마리가 살처분됐다. 더욱이 올해는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며 방역 기간이 2주 가량 연장, 다음달 중순까지 방역에 매달려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자식같이 키운 오리와 닭을 한순간에 살처분하고, 그에 대한 보상도 충분하지 않아 빚까지 지고 있는 농가들을 보면 방역활동을 멈출 수 없다. 현재 전남도와 각 지자체는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 24곳, 농장 통제초소 188곳을 운영하고 철새도래지 및 저수지 소독을 위해 살수차, 방제기, 드론 등을 투입하는 등 AI방역에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정 팀장은 "일을 하다보면 고통받는 농가의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며 "힘들때도 많지만 농가들의 어려움이 해소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웃음지었다. 임장현기자 locco@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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