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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사라지나' 희귀 자료 없어질 위기

입력 2020.07.31. 18:25 수정 2020.07.31. 18:30
조대영씨 30년 수집 비디오테이프·책
정인엽감독 '결혼비디오' 국내 유일
영화와 오월 문헌·절판된 도서 등
총 8만여점 개인이 사비로 수집 운영
관련분야 자료 부족해 개인이 아카이빙
문화 공공재 성격…광주시 적극 나서야
조대영 광주독립영화관 프로그래머는 30여년 간 영화와 관련한 서적, 자료, 비디오테이프, DVD 등 총 8만여점을 모아왔다. 최근 금전적 한계에 다다라 자료실을 닫을 처지에 놓여 자료 또한 처분될 위기다. 이 자료 중에는 현재 구하려해도 구할 수 없는 희귀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어 공공재로 인식하고 공공이 나서야한다는 지적이다.

1980년 영화 관련 자료와 오월, 광주에 관한 서적 등 국내 희귀자료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대책이 절실하다.

조대영 광주독립영화관 프로그래머에 따르면 지난 30여년 동안 그가 수집해온 영화와 광주, '오월'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은 약 8만여건에 이른다. 이 자료들 중 상당수는 절판된 국내 유일본이어서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희귀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자료들은 조씨가 사비를 들여 수집, 운영해온 상태에서 더 이상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연말이면 길거리로 나앉을 지경에 처했다. 이같은 자료들에 대해 사회 공공재로 인식하고 이를 지역사회로 자원화하는 광주시 등 행정의 대응이 뒤따라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대영씨의 비디오테이프 자료실 모습. 여기에는 국내에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매우 가치가 큰 비디오테이프들도 있다.

지난달 30일 동구 산수동에 위치한 조대영 광주독립영화관 프로그래머의 자료실. 전날 내린 비로 한쪽 벽에 빗물이 흐르고 있다. 바닥도 빗물이 스며들어 군데군데가 얼룩져있다. 흘러든 빗물로 그 자리에 있던 책들은 급히 치워졌다. 그나마도 많은 비가 내리자 자료실을 걱정한 조씨가 전날 오전에 들렀다가 누수를 발견해 피해가 적었다.

42평짜리 산수동 지하 자료실에 있는 자료는 세계 걸작 영화 위주의 DVD 2천 점과 영화·미술·사진·철학 서적, 80년 5월 자료, 광주·전남 관련 책 등 2만5천여 권의 도서다. 특히 이 자료들은 대부분이 절판됐거나 구하기 힘들어 그 가치가 크다. 계림동에도 지하에 40평짜리 비디오테이프 자료실을 갖추고 있다. 5만여개의 비디오테이프가 있는 이 자료실은 그가 2000년 운영했던 비디오 판매점을 폐업하며 남겨진 비디오와 전국의 비디오 테이프가 모였던 청계천 등을 쏘다니며 모은 것들이다.

이중 정인엽 감독의 '결혼교실' 비디오테이프는 '애마부인'을 연출한 정 감독의 초기작으로 국내에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매우 가치가 크다. 또 박철수 감독의 데뷔작 '골목대장', 이장호 감독의 '일송정 푸른 솔은' 등도 구하기 어려운 자료다. 1926년 출간된 '홍길동전'은 국내 유일본이며 이밖에도 구하기 어려운 1930~1940년대 소설도 다수다.

누수로 바닥이 얼룩진 조대영씨의 산수동 자료실 모습

이 자료들은 조씨가 30여년을 모아온 자료들이다. 비디오테이프 자료실은 10여년 전부터 구축했고 산수동 자료실은 자료를 보관하던 어머니 집이 재개발로 헐리자 급히 자리를 옮겨 3년 째다.

조대영 프로그래머는 "일상적으로 수집해오다 2010년부터 아카이빙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수집하면서 자료가 방대해지다 보니 자료실이 두 곳에 달하고 더는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자료실은 관심있는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자료실의 여건, 관리의 어려움으로 보관소 역할에 머물렀다. 이들 공간 임대기간이 올해 끝나면 이 자료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지경이다. 그는 이 자료들이 시민들과 공유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화계 인사 A씨는 "지역사회 전문가들이 가진 자료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며 "한 사람의 자료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것이 퍼져나가 후일 우리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수집가의 사망이나 개인적 사정에 의해 희귀 자료가 없어진다면 우리 지역의 손해이기 때문에 이들의 자료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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