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도곡면 지강로 3천평 규모 개소
시창작·예술인협동조합 문화마을 구축
문학강의 다양한 공연 매주 열어 호응
정윤천(61) 시인에게 시는 삶의 목적이요 의무이자 사명이며 존재의 이유다.
지난 90년 제1회 무등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정윤천 시인은 시를 통해 사랑을 배웠고 삶의 바다를 헤쳐왔다.
그의 시는 아름답고 처절했지만 자못 무거우면서도 진지한 분위기를 잃지 않았던 삶과 닮아 있다.
그가 최근 화순 도곡면 지강로에 자신의 시 창작실이자 예술인협동조합 사무실을 겸한 복합문화공간 '별이 보이는 마당'(이하 별마당 문화마을)을 개관, 개소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장맛비가 그치고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히는 무더위가 엄습한 지난 1일 오후 화순 도곡온천 인근의 한적한 들판에 자리한 '별이 보이는 마당'을 찾았다.
넓은 주차장이 자리한 입구로 들어서자 '예술인협동조합'과 '첫눈'이라는 나무간판 2개가 한눈에 들어왔다.
'별이 보이는 마당'은 정 시인의 30년 시작인생의 반환점이자 시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독자와 소통하고 만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의 매개체로 규정된다. '별이 보이는 마당'은 그의 형제들이 수출용 컨테이너를 옮겨와 '체험학습장'으로 운영하다 지난해 정 시인의 제안으로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3천여평 대지에 3층 건물로 1층 구조물, 대형 무대를 갖춘 보조 건물 등이 자리해 있다.
1층에 카페 '첫눈'이, 2층 전시실, 3층은 강의와 세미나장 등으로 활용될 예정인 강의실을 갖추고 있다. 1층 강의실에서는 정 시인이 꾸준히 문학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시 강의를 열고 있다. '별마당 문화마을'은 정 시인의 시 창작 뿐 아니라 1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는'예술인협동조합'을 기반으로 한 이 일대 문화지구 조성의 기반 구축을 위한 디딤돌로 자리할 전망이다. 특히 인근에 자리한 '소소미술관' 등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상당한 문화적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정 시인은 이를 위해 조합 법인화와 함께 카페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들은 예술인협동조합에 포함시켜 다양한 문화사업과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이와함께 조합원을 1천명선으로 확대해 많은 예술가와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지역 농가 등과 연계한 수익모델을 창출, 자생력 확보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이를 자신이 꿈꾸는 '문화·경제공동체'의 실현이라고 밝혔다. '별마당 문화마을'은 지난 2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다음날 개소식을 열었다. 26일 전야제에서는 가수 김원중을 비롯한 출연진의 축하공연이, 27=28일에는 가수 이숙경, (사)청강창극단 박세연 대표, 팬플루티스트 조우상, 현승엽·남철표·이국환 등 가수와 시낭송가 윤숙희, 마승미 국악인 공연 등이 펼쳐졌다.
2층 전시실에서는 지난해 '호남미술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주영선 화가의 '부채'전이 오는 26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달에는 4일 시노래 가수 신재창씨의 '조곤조곤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 문화행사가 예정돼 있다. 또 매주 목요일 강의실에서는 시 창작 수업이 이어진다.
이렇듯 '별마당 문화마을'은 카페 이름 '첫눈'처럼 짧지만 긴 울림으로 지속되는 문화예술의 꽃을 피워냄과 동시에 시와 음악, 미술 등 예술창작들과 문화소비자들이 만나는 '광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윤천 시인은 "'별마당 문화마을'은 이제 막 닻을 올렸으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창작자들과 시민들이 편하게 만나 교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향후 문화상품 제작 등 외연 확장은 물론 '문화발전소'의 역할로 화순의 새로운 명소로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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