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집합금지 방역수칙 지키던 식당 주인 이어
손주 얼굴 1년째 못 본 60대까지 “천불 난다”
"아니 종교는 무슨 치외법권입니까.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으면 좀 자제할 줄 알아야죠. 선교가 그렇게 급해요? 못참아요?"
1년 이상의 긴 시간을 인내해 온 광주 시민들의 분노가 115명(6시 현재)의 집단 확진 사태로 끝내 폭발했다.
27일 오전 11시께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
확진자들을 생활치료시설로 이송하기 위한 준비로 한창 긴장감이 감돌 때 한 남성이 다가와 학교 외벽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러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고 새겨진 글씨를 향해 무언가를 힘껏 던졌다.
계란이었다. 바로 옆에 있던 방역당국 직원이 말릴 새도 없이 잇따라 네 개를 던지면서 '주 예수'는 만신창이가 됐지만, 남성의 화는 풀리지 않는 듯 했다.
자신을 광주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라고 밝힌 이 남성은 "종교가 치외법권이냐. 선교가 그렇게 중요하고 급하냐. 자제할 줄 모르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잇단 성토를 토해냈다.
그는 "자영업자들은 힘든 정도가 아니다. 어제도 식당에 손님이 5명 이상 찾아와서 정부 방침이 그러니 이해해 달라며 되돌려 보냈다"며 "이렇게 국민들이 정부 지침 따르면서 고통받고 있는데 이 좁은 곳에 100명이 모이다니 화를 참기가 어렵다. 이런 게 무슨 종교냐. 종교의 자유가 법보다 우선하느냐"고 핏대 선 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렇게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가나 싶었는데 끝이 아니었다. 오후 12시50분께 학교 내에 수용됐던 확진자들을 버스 3대로 이송하는 가운데 또 다른 남성이 나타나 건물 외벽에 계란 한 개를 던졌다.
계란 한 판을 들고 온 이 남성이 잇따라 계란을 던지려는 것을 보고 방역복을 입은 경찰들이 제지해 학교 부지 밖으로 끌고 나갔다.
경찰들의 제지에도 어떻게든 뚫고 학교로 향하려던 이 남성은 "화가 나서 도저히 못참겠으니 막지 말라. 계란 맞는다고 어떻게 되느냐"며 "나는 정부 방역지침 따른다고 1년째 서울 사는 손주 세명 얼굴도 못본다. TV에서 의료진들 보면 동생 같은 사람들 고생하는 거 보면 눈물 난다"고 소리쳤다.
광주에 사는 60대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일년 내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저 사람들한테 항의도 못하느냐. 저런 사람들은 추방해야 한다"며 "1분이라도 소리 지르게 해달라. 광주 시민들이 얼마나 고생하느냐"고 경찰과 승강이를 이어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제학교 내에 수용됐던 확진자들은 버스를 이용해 충남 천안과 나주의 생활치료시설로 이송됐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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