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서부어류 양식수협 세일
상무대로에서 27일까지 판매
신선도로 하루 100개씩 준비
아쉽지만 따뜻한 마음에 감사
"매스컴을 보고 나왔는디 회가 맛이 있을까 모르겄소. 싸게 준당께 좋긴 허지만 음식이란 것이 일단 맛이 좋아야 허니께"
24일 광주시 서구 상무대로변 보라매 축구장 입구에서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열린 해양수산부 주최 '양식수산물 촉진행사'에 광어회를 사러나온 광주시 서구 금호동 이상호 (67)씨의 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농산물과 마찬가지로 양식 수산물 소비도 급감하자 해양수산부가 예산을 마련해 지역별로 소비촉진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완도에 있는 전남서부어류 양식수협(광주시)과 여수에 있는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세종시)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전남서부어류 양식수협은 이날부터 4일 동안 매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회를 뜬 광어회(생물1kg기준)와 양념류를 포함한 도시락을 현금가 1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시세보다 40% 할인된 가격이다.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 아쉬움이 남지만 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도시락 100개가 만만치는 않습니다."
전남서부어류 양식수협 직원 7명은 오전 7시부터 회를 뜨고 상추와 양념장, 아이스팩과 홍보용 장바구니 등을 챙겨 광주에 도착하면 겨우 점심 챙겨먹을 시간만 남는다.
농산물과 달리 신선도 유지를 위해 매일 아침, 직접 생선회를 떠서 준비해야 하는데다 완도에서 광주까지 가지고 올라와야 하는 등 시간적 제약이 많은 것이다. 특히 변덕스런 봄 날씨에 판매량을 어림잡을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최소량을 준비했는데 판매 시작 30분도 안돼 완판되는 바람에 회를 사러 나온 시민들은 물론 행사를 준비한 직원들도 아쉬움이 컸다.
김양곤 전남서부어류 양식수협 조합장은 "코로나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판매해야 하지만 사고 위험과 도로 오염 등을 우려해 현장에서 회를 준비할 수 없어 많은 양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으니 다음에는더 좋은 기획을 해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수협은 이번 행사를 하면서 손해를 봤다. 3월 말부터 행사가 기획돼 준비하는 과정에서 광어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돼 생선 값이 떨어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때문에 연어 수입이 막히고 항공료가 오르는 바람에 다시 광어값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수협에 따르면 완도에서 생산되는 광어는 1년에 1만5천여톤으로 이달 중순 기준으로 50%정도가 재고로 남았다. 이 때문에 1kg에 9천500원(도매가격)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1만500원에서 1만3천500원 정도의 시세를 보이고 있고 재고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1kg 평년 가격은 1만4천~1만5천원정도다.
"이번 행사에는 3kg짜리 광어를 사용했습니다."
광어는 클수록 맛이 좋기 때문에 손해가 나더라도 홍보비라고 생각해서 도시락을 준비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다음 행사가 기획되면 손해를 보고 힘들더라도 더 확대해서 참여할 예정입니다. 오늘 행사를 마련해 준 해수부는 물론 수협중앙회 전남본부와 광산구, 광산경찰 등과 광주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돈 대신 따뜻한 마음을 얻어갈 수 있게 됐다는 김양곤 조합장의 진심어린 인사말이다.
도철기자 douls18309@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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