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맞춘 기간 짧지만 서로 신뢰
새 시즌 앞두고 기량 향상에 만전
새롭게 결성된 KIA 타이거즈의 키스톤 콤비가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로 내야수 김선빈(30)과 박찬호(24)다.
이번 캠프기간 김선빈은 주전 유격수 자리에서 2루수로 변신했다. 박찬호는 3루수에서 김선빈의 자리인 2루수로 옮겼다.
김선빈과 박찬호는 KIA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많은 팬은 물론 실력을 겸비했다.
김선빈은 2008년부터 11시즌을, 박찬호는 2014년부터 4시즌을 KIA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김선빈은 주전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2017시즌에는 타율 0.370을 기록,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박찬호는 지난 시즌 두각을 드러냈다. 후반기 체력적인 문제를 보였지만 전반기에는 3루수와 유격수 자리를 오가며 괜찮은 수비를 펼쳤고, 타율은 0.290를 기록했다.
그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내야에 공백이 생기자 이들은 포지션을 변경했다. 김선빈은 유격수에서 2루수로 자리를 변경했다. 마침 지난해 '히트상품' 박찬호도 유격수에 가능성을 보인 터라 내야 구성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김선빈은 "수비 하는 것에 차이가 있더라. 오는 타구도 달랐다"며 "포지션이 바뀌어 어렵다기 보다 심리적으로 편한 것 같다. 유격수에 비해 1루로 전하는 송구거리도 짧아서 그런 듯하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나는 아직 주전이 아니다. 나를 대처할 선수는 많다. (김)선빈이 형이랑 맞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 부분에서 대답할 수는 있지만 조심스럽다"면서 "(김)선빈이 형이 잘하더라. 같이 호흡을 맞춰보니까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바운드가 타이밍이 나쁘게 굴러 와도 티가 안 났다. 나도 보고, 맞추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콤비는 아직 많은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정규시즌 개막이 4월 중으로 연기 된 탓이다. 이 때문에 문제가 많이 드러나지 않아 나눈 이야기도 적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은 컸다.
김선빈은 "(박)찬호와 연습경기를 하면서 맞춰봤지만, 시범 경기를 못하게 되면서 계속 맞춰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져서 특별히 나눈 이야기는 없다"며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캠프 때만 봐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둘이 더 잘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찬호는 수비에 적극적이다. 수비범위가 넓고, 타구처리 능력도 좋다. 움직임 면에서는 내 전성기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말로 하는 것보다 서로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아직까지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지만 가끔 물어보고 있다. 가까울 때 '더블플레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냐'고 물어보면 '너 편하게 하면 된다'고 말해주더라. 믿음직스러웠다"고 전했다.
이들은 새로운 포지션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 지난해 아쉬움을 곱씹으며 철저하게 자기를 관리하며 차곡차곡 기량을 쌓아가고 있다.
김선빈은 "지난 시즌보다 체지방이 많이 줄었다. 시즌 끝나고 스프링캠프가기 전까지 체중을 빼서 8㎏이 감소했다. 캠프에서는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3~4㎏을 다시 찌웠다"면서 "2017시즌을 제외한 다른 시즌에는 덜 보여줬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제 체력이 더 좋아진 만큼 타격에서도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캠프 기간 안됐던 방망이에 치중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몸통 회전에 신경 쓰는 새로운 타법이다. 덕분에 스윙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덜 맞았을 때 타구를 더 뻗게 하는 힘을 얻게 된 것 같다"며 "예전에는 내 몸이 안받아줘서 이해를 못했는데 송지만·최희섭 코치진의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키스톤 콤피 김선빈과 박찬호가 올 시즌 얼마나 뜨거운 활약을 펼칠지 시선이 집중된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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