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자료집 들춰가며 공부해 지어
유투브 공식채널 '518TV'에 소개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거리에도 산비탈에도 너희 집 마당가에도/살아남은 자들의 가슴엔 아직도/칸나보다 봉숭아보다 더욱 붉은 저 꽃들’(정태춘 ‘5·18’ 가사 중에서)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 가까워지면서 가수 정태춘씨의 노래 ‘5·18’이 재조명되고 있다. 5·18기념재단이 최근 뉴스레터를 통해 노래 ‘5·18’을 만든 가수 정태춘씨 인터뷰를 공개했다.
정태춘의 ‘5·18’은 1995년 1회 광주비엔날레 때 열린 ‘안티광주비엔날레’ 개막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곡으로 비엔날레와 나이를 같이 한다.
사회현상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사회를 노래해 온 정태춘씨는 당시 정부 주도의 ‘광주비엔날레’에 반대해 지역예술인들이 별도로 추진한 ‘안티비엔날레’ 개막공연에 초청 받고 이 곡을 만들었다. 당초 제목은 ‘잊지 않기 위하여’다. 당시 1회 비엔날레 대상작 제목 ‘잊어버리기 위하여’가 맘에 걸려서다.
정씨는 인터뷰에서 “어떻게 광주비엔날레 대상작 이름이 ‘잊기 위하여’일까, 그 타이틀만으로도 나는 불편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안티 광주비엔날레가 준비되면서 초청을 받아 노래를 만들어야 할 때, 나는 그럼 ‘잊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이 곡을 만들게 됐다”고 회상했다.
1980년 이후 ‘광주’를 부정하고 기억을 지우려는 세력들의 의도를 의심한 듯하다. 당시 정부야 그러고도 남을 만하다고 평가되던 시절이다. 기실 대상작 ‘잊어버리기 위하여’는 광주와도 맥이 닿아있는 아픈 작품이기는 하다. 쿠바 출신 크초는 바다위를 떠도는 쿠바 난민들의 상황을 빈 맥주병과 버려진 배로 형상화해 평단의 높은 평을 받았다. 특히 빈 배는 인근 장성호에서 가져와 지역과 물리적 심리적 연결점이 형성된 셈이기도 했다.
‘잊지 않기 위하여’는 이후 ‘5·18’로 제목을 바꾼다. 당시 정씨는 5·18에 관한 자료집을 들여다보고 공부를 해가며 가사를 만들었다. 다른 노래에 비해 은유적이지 않고 직설로 이야기한다. 최대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써서 알려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그날 장군들의 금빛 훈장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그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은 물론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한다.
정씨는 “훈장을 반납받지 못한 것 뿐만 아니라 그들에 대한 역사적 응징도 올바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어떻게 청산하는 것이 올바른 청산인가에 대해 한 번쯤 더 생각해야한다. 이렇게 그냥 지나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음악인생 40주년 전국 투어를 하면서 찾은 광주에서 다시 한번 광주를 추모하기도 했다.
한국 포크 음악 분야의 선구적 뮤지션인 정태춘은 싱어송라이터이자 사회운동가로 대중의 뜨거운 사람을 받아왔다. 젊은 세대에게는 낯설지만 지난 1990년대 사전검열제도 폐지를 주도해 승리를 이끌어내는 등 현실사회의 문화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를 노래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유투브 5·18 공식채널 ‘오일팔TV’에서 볼 수 있다. 5·18 기념재단 고백과 증언센터 박채웅 부장은 “유투브 채널 ‘5·18 티비’는 5·18에 대한 왜곡을 바로잡고 진실을 알리기위해 당시 참여자나 피해당사자의 이야기뿐아니라 광주 밖의 시선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가기 위해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영역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이이갸를 소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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