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지고 있는 세대갈등으로 인한 문제는 크고 작은 다툼 뿐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대 간의 이해와 소통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 또는 학교에서는 '노인으로 살아보기'와 같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는 젊은 세대들이 노인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 불편과 고통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미래의 나의 모습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노인을 올바로 이해하고 노인들을 위한 복지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소통 교육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치과에서도 노인의 몸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한다면, 아마도 틀니 체험이 아닐까 싶다. 여러분은 치아가 없이 식사를 하는 것을 상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치과에서 생각하는 노화로 인한 변화는 입안이 건조해지거나, 잇몸이 약해져서 풍치가 생기거나 또는 치아의 배열이 어긋나면서 자꾸 음식물이 끼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 노인이 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치아가 아프거나 없어서 잘 씹지 못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런데 치아가 한 두 개도 아니고 모두 다 없다면 어떨까? 건강한 28개의 치아가 있을 때는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것이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치아가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이 대신 잇몸'이라는 속담이 무색할 만큼 잇몸으로 씹는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손톱이나 발톱처럼 빠지더라도 새로 자라나면 좋겠지만 우리 신체의 단단한 경조직 중 유일하게 다시 재생이 되지 않는 조직이 치아이다.
치아가 없어지면 단지 씹는 문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섭식의 문제 뿐 아니라 발음의 문제 그리고 얼굴의 주름이 늘고 외모의 부조화가 생기며, 더 심하게는 사회생활을 기피함으로써 전체 삶의 질이 저하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과에서는 상실된 치아를 대신하는 완전 틀니, 부분 틀니와 같은 보철 치료를 통해 치아의 기능과 심미적 상실을 보완하는 치료를 한다.
틀니가 현재의 형태로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1900년대 이후 획기적인 재료들이 발견되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죽은 사람의 치아, 동물의 치아 등을 사용하던 것이 점차 도자기나 플라스틱 재료로 인공치아를 대신하게 되고, 잇몸의 색과 유사한 색상의 재료가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구강 스캐너와 캐드캠(CAD.CAM), 3D 프린트 등 첨단 기계를 이용하여 틀니를 제작하기도 하고, 또 임플란트를 이용하여 틀니를 제작함으로써 더 기능적이고 더 심미적인 틀니 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렇듯 틀니를 만드는 재료나 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 노인환자들의 씹는 즐거움을 통한 삶의 질은 증가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노인들이 거동이 불가하여 치과에 내원하지 못하거나 고가의 치료비 등의 이유로 잃어버린 치아로 인한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현재 65세 고령 환자에 대하여 완전틀니와 부분틀니의 건강 보험 급여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시대에 발맞추어 노인의 의료복지확대가 가장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 예시라고도 할 수 있다.
오는 7월 1일은 '틀니의 날'이다. 틀니의 날은 대한 치과보철학회에서 틀니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만 65세로 확대 시행되었던 첫 날인 2016년 7월 1일을 기념하고, 틀니에 대한 대국민 관심과 틀니의 유지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며 더 나아가 건강한 치아의 중요성을 알리는 취지로 만들어진 날이다. 나이가 드는 것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틀니의 날'을 맞이하여 노화로 인해 구강의 기능이 소실되어 씹고 삼키는 문제가 생기는 고령 세대에 대해 더욱 이해하고 배려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입으로 먹을 수 있다' 는 누구에게나 항상 있는 당연함이 아니다. 지금 젊고 건강하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임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손미경 조선대 치과병원장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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