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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다시쓰는 대한민국 국토균형발전 전략

@강동준 입력 2020.10.14. 15:49 수정 2020.10.14. 20:15

30만 명이었던 인구가 1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면? 광주 동구가 그렇다. 1970년대와 80년대, 동구는 '정치 1번지', 충장로와 금남로 등 5·18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명성이 대단했다. 그러던 것이 상권이 침체되고 도심공동화로 인구가 빠져나가 선거구마저 동남을 복합선거구로 전락했다. 지난 2015년 광주 5개구 중에서 유일하게 인구 10만 명이 무너졌다. 그 뒤 5년 만인 지난 9월에 전입신고 10만 번째 주민과 함께 조촐한 환영행사가 치러졌다.

전남 18개 시·군 인구 소멸지역

지역발전 동력인 인구의 감소는 비단 광주 동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1960년 전남은 355만 명, 전북은 240만 명에 달했다. 지금은 185만 명과 180만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은 244만 명에서 970만 명으로, 경기는 275만 명에서 1천300만 명으로 거의 5배 가량 폭증했다.

최근 혁신도시로 증가세가 높은 나주는 어떤가. 1966년 24만5천여 명에 달했던 인구는 해마다 줄어 2010년 7만8천 명까지 내려갔다. 그나마 공동혁신도시 조성으로 올해 11만4천 명을 웃돌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고용정보원 분석자료(2020년 5월 기준)를 보면 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와 도청 소재지인 무안까지 포함해 전남 22개 시·군 중에서 여수·목포·광양·순천을 제외한 18개 시·군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에 포함됐다. 전남 11개군이 5만 명 이하이고, 곡성·구례·진도군은 2만 명대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지역은 광주·전남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국토의 불균형 정책이 수십년간 지속돼 온데다, 정치권마저 영호남 대립을 부추기며 국가 재정투자의 불균형을 조장해왔기 때문이다. 예산의 76%, 인구의 84%, 산업단지 88%, 과학기술·서비스업의 89%가 경부축에 몰려있다.

경부축의 국토개발 혜택을 받아온 부산은 55년 100만 명이던 인구가 95년 390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고 현재 340만 명으로 대한민국 제2국제도시를 구가하고 있다. 대구 240만 명, 경남 336만 명, 경북 260만 명으로 영호남의 인구수는 거의 2배 차이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수도 서울과 경기도 인구만 보더라도 2천300만 명에 육박한다. 수도권은 지하철 연계망에 이어 경기 인근 도시를 관통하는 수도권광역철도(GTX)수립으로 2024년부터 3개노선 개통에 들어간다. 서울과 경기는 이미 30분내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는 등 수도권 집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수도권의 빨대효과로 지방의 소멸위기가 거세지자 이번엔 부산(340만 명)울산(114만 명)경남(336만 명)이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는 메가시티 논의를 진행중이다. 대구와 경북은 2022년 출범을 목표로 510만 명의 '대구경북특별자치도' 행정통합을 추진중이다.

경부축과 달리 상대적 불균형에 시달려온 호남축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전문가들은 새로운 국토발전축으로 강원-충청-호남(목포)을 잇는 강호축을 제시한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년)에 이미 반영된 강호축 구축은 최문순 강원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송하진 전북지사 등 8개 단체장이 맞손을 잡은 터다. 경부축에 비해 강호축은 국가예산의 24%, 인구의 16%, 산업단지 12%, 과학기술·서비스업의 11% 비중에 불과한 상태다. 미개발 국토의 성장촉진지역의 다수 지자체가 강호축 선상에 놓여 있는 점도 새 국토균형 전략의 호기다.

이제부터 지방정부·정치권 나서야

문재인 대통령도 13일 청와대 '한국판 뉴딜전략회의'에서 자치단체끼리 협력해 초광역권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진해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주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력한 균형정책의 실행이 간절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호축에 이어 목포-광주-부산을 잇는 철도망 확충이나 광주-대구 내륙철도, 목포-부산을 잇는 남해안광역관광루트 구상 등 그 진척의 속도가 하세월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여전히 속도전인데 말이다. 교통망 인프라 구축에 이제부터 지방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정부의 국토종합계획과 정책이 세워졌으니 하루빨리 연대의 협의체를 만들어 예산 확보와 함께 사업의 구체적인 실행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구역에 얽매이는 단체장들의 옹졸한 각자도생은 오래가지 못한다. 지역간, 도시간 유연한 연대와 협력만이 살길이다. 글로벌 경경력 확보 차원에서 대도시권 육성은 영국·프랑스·독일 등 세계적인 추세다. 인구문제로 소멸위험지역에 빠진 지방을, 아니 대한민국을 살리는 새로운 국토발전의 호기를 더이상 놓쳐서는 안된다. 강동준(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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