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보다 썰렁, 주말이 더 어두운 '빛가람 상권'

입력 2021.09.20. 09:01 안혜림 기자
[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⑩빛가람혁신도시]
이전 공기업 직원 절반 주말부부 생활
토·일 가장 한산···일반 상권과 정반대
업종은 음식점 편중돼 쇼핑도 광주로
인구 계속 늘어나 성장 가능성은 높아
내년 개교 에너지공대 최대 관심사

[코로나시대, 지역상권 현장 ⑩혁신도시]

수준 높은 환경을 갖춘 미래형 도시로 육성하겠다며 조성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상권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거주·직장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상권 내 소비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지속적인 개선과 해결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빛가람혁신도시 상권은 빛가람 행정복지센터를 한가운데에 두고 다수의 대형 상가건물로 채워져 있으며, 약 0.37제곱킬로미터 면적이다.

상권 내부에는 거주인구가 거의 없는 대신 외곽부분을 거주단지가 둘러싸고 있다. 3만9천여명이 빛가람동에 거주하고 있다. 이전공공기관 등에 직장인구가 많아 일 평균 유동인구는 8만3천33명을 기록한다.

유동인구 중 57%는 남성으로 여성비율이 적으며 연령별로는 30~49세의 비율이 50.9%로 절반을 넘긴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상권은 다른 상권과 달리 주말이 되면 오히려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썰렁하다 .사진은 빛가람혁신도시 상권 모습.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주말에 텅텅 비는 '이상한 상권'

"지난 일요일에는 1시간 반 동안 아무도 안 들어왔어요. 주말에는 원래 사람이 없어요. 금요일 점심이랑 저녁시간에는 그래도 바쁜데…"

지난 9일 빛가람동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직원 박모(21)씨는 수요일에는 손님이 많은 편이지만 주말에는 인근을 지나는 사람 조차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요일별 유동인구에 따르면 혁신도시 상권은 수요일에 가장 붐비고 일요일이 가장 한산해 다른 상권과는 정반대의 추이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상권에서는 주말의 하루 매출이 주중보다 높지만, 혁신도시 상권에서는 반대 현상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한식 관련 업종의 경우 점포별 주중 일평균 매출이 약 56만원인 반면 주말의 하루 평균 매출은 절반 수준인 약 30만원에 그친다.

카페 업종에서도 주중과 주말의 일평균 매출이 각각 42만원과 33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공기업의 단신이주자, 즉 '주말부부'가 많다는 혁신도시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혁신도시 정주환경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전공공기관의 기혼직원 중 가족 동반 이주자는 53.7%였다. 절반 가량의 기혼직원은 주말 등을 통해 타 시·도와 혁신도시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다니는 직원 이모씨는 "주위 직원들 중 가족과 함께 빛가람동에 살고 있는 사람은 세명 중 한 명도 안 되는 것 같다"며 "대부분은 금요일 저녁에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올라간다. 아마 한전뿐만 아니라 다른 공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고 말했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상권은 다른 상권과 달리 주말이 되면 오히려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썰렁하다 .사진은 빛가람혁신도시 상권 모습.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광주로, 원도심으로…소비 인구 실종상태

이날 오후 직접 찾은 혁신도시 상권 중심부 상가는 온통 '임대'현수막이 붙어있었다.

공공기관이 둘러싼 상권 외곽은 얼핏 활발해 보였지만, 호수공원이 위치한 상권 중심부는 한눈에 보기에도 공실률이 심각했다.

행정복지센터 인근의 한 대형상가는 건물 1층이 통째로 비어 건물 전체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이곳 상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 노모(42)씨는 "상가에 옷가게나 화장품가게가 종종 들어오기는 하지만, 금새 폐업하기 일쑤다. 매주 서울이나 광주로 가버리는 이 근처 사람들이 여기서 옷이나 화장품을 살 이유가 있겠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상권 내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의 소비생활을 광주·원도심 등 다른 상권에서 해결한다고 밝혔다. 나주에 거주하는 김세현(22)씨는 "우리 집에서 혁신도시까지 나오려면 버스로 30분은 걸린다. 저는 종종 혁신도시에 오긴 하지만, 주위에서는 '차라리 광주를 놀러가는 게 더 좋다'는 반응이다"고 밝혔다.

소비인구를 붙잡지 못해 발생하는 '업종 쏠림'현상도 혁신도시 상권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다.

업종이 그나마 소비활동이 일어나는 '음식' 분야에 치중돼 소비 인구가 더욱 유출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 표소영(32)씨는 "지난 해 나주에서 혁신도시로 이사왔지만, 뭐라도 사려고 하면 습관적으로 원도심을 향한다"며 "혁신도시 쪽에서는 신발 하나를 사고 싶어도 마땅한 장소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젊은 친구들도 많이 사는데, 그들도 주말마다 광주로 놀러다니니까 이쪽에 나올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세계지리정보서비스의 '업종별 사업체 비율'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빛가람동의 음식 관련 업소는 전체 점포 중 25.16%를 차지한 반면 도·소매업은 전체의 7.42%에 불과했다.

전남의 경우 음식 업종과 도·소매업이 각각 17.86%, 15.94%로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정주환경 개선 중…경쟁력 갖출까

혁신도시 상권은 최근 정주여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주거인구도 증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 부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도시 상권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별 상세평가지수' 성장성 부문에서 20점 만점에 19.2점을 받았다. 특히 '향후 1년 매출 예측' 지표에서는 5점 만점을 기록했다.

이곳 상권의 최대 관심사는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이다. 고급인재 양성과 국내·외 연구교류 등에 목표를 둔 에너지특성화 대학으로 운영된다.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생활SOC복합센터도 건립 예정이다. 이 곳 센터에는 푸드마켓·도서관·육아지원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공인중개사 김정음씨는 "상가 공실률도 조금씩 줄고 있고, 약 8천 세대 규모의 아파트들이 들어설 예정으로 주거시설 공급도 계속되고 있다"며 "시간이 더 흐르고 주거인구가 늘어나면 혁신도시 상권도 점차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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